▲프란치스코 교황이 샤를리 테러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영상캡처)
KBS
필자는 카톨릭 신자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믿고 있는 신도 없다. 그럼에도 교황의 반응에 더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 때문일까.
'내가 샤를리다'라고 외치는 사람들을 이해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묻고 싶은 것이 있다. 누군가가 표현의 자유를 빌미로 해서는 안 될 말을 하고 다닌다면, 즉 입장을 바꿔보고 생각한다면, 프랑스인다운 똘레랑스 정신으로 그들에게 용서를 베풀 수 있는지 말이다.
더군다나 이번 사건은 언론이라는 매체를 통했고, 불특정 다수 대중들이 자신들의 부모와 같은 신이 능욕을 당했을 때의 수치심을 느꼈다. 그들 앞에서 표현의 자유를 들먹이면서 이슬람교를 이상한 집단으로 내모는 것 역시 또 하나의 폭력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이것이 언론의 역할이라고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
프랑스 의회에서는 2011년부터 부르카, 니캅 등 몸 전체를 가리는 이슬람 전통복장 착용을 금지했다. 사실 종교를 떠나 개인의 '패션'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표현의 자유라고 볼 수 있는 이 문제에 대해 샤를리가 어떤 만평을 내놓기는 했는지 궁금하다.
이들의 테러행위는 분명 잘못되었다. 무고한 희생이었고, 거리에 모인 100만 명, 아니 그 이상의 사람들이 이들을 추모해야 한다. 어떠한 방식에서든 폭력은 정당화될 수 없다. 하지만 이 사건을 냉정하게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자칫, 자유주의와 이슬람교의 대립양상으로 번질까 우려스럽다. 정확히는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우려스럽다.
이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종, 종교, 생각이 존재하는 공동체인 국가가 무고한 희생을 방지하기 위해 어떠한 사회 안전망을 구축할 것인지, 이와 더불어 상호 대립될 수 있는 가치들을 어떻게 공존케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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