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둠 토론중인 학생들
이재원
지난 8일 토요일 오전, 서울시 관악구 인헌동에 위치한 인헌고등학교에서 색다른 독서토론대회가 열렸다. 3년 전부터 혁신학교로 지정된 이 학교에서는 매달 학생들이 독서토론을 하는데 이번에 도입한 것은 이른바 '비경쟁 토론'방식.
일반적으로 토론대회 하면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등을 뽑는데 이 토론은 토론자의 순위를 매기지 않는다. 대신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상대방을 존중하는 경청으로 서로 합의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중시한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이른바 '서울형 토론 모형'으로 개발중인 것을 이 학교에서 실험을 해본 것이다.
덴마크 모델, 우리사회에 적용 가능할까?
학생들은 1차 짝 토론, 2차 모둠 토론을 통해 6가지의 핵심 토론거리를 추려내고 그 중에 하나의 대표 질문을 선정 했다. '덴마크의 행복비결을 우리 사회에 적용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 질문을 놓고 약 1시간 동안 3차 전체 토론을 이어갔다. 8명의 대표 토론자가 무대에 올라 토론을 주도하고 나머지 학생들도 청중석에서 활발히 질문을 하고 의견을 내놓았다.
조우중, 이정민, 박지혜, 양진영 학생은 덴마크 모델을 우리사회에도 적용 가능하다는 쪽이었다.
조우중 학생은 "진보교육감들이 계속 등장하면서 '더불어 함께 교육'을 강조한 혁신학교들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우리 시민들이 깨어나고 있는 증거"라고 했다. 박지혜 학생은 "우리의 옛 농촌사회에 품앗이 등 공동체 정신이 있지 않았느냐"면서 "그런 것을 복원하면 가능하다"고 했다.
양진영 학생은 "협동조합 붐이 일고 있는 것도 한 사례"라고 했다. 이정민 학생은 "경쟁문화가 원래 우리의 것이 아니라 경제성장 과정에서 빨리빨리 문화와 결합돼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이제부터 이후의 문화를 잘 가꾸어가면 가능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