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진행 중 웃고 있는 김물길 저자
윤범기
위로 질끈 묶어 돌돌 말은 머리에, 두툼한 회색 스웨터를 입고 카페에 들어선 김물길 저자. 그녀는 시종 유쾌하게 강연을 진행했고, 덕분에 금요일 저녁에 진행된 강연은 카페 밖 신촌거리보다 활기로 가득했다.
서점에 가면, 김물길 저자의 책 <아트로드>는 여행서적으로 분류되어 있다. 그래서 독자들은 그녀를 예술가보다는 여행가라는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에 대해 김물길 저자는 "제게 여행가라는 이미지가 있지만, 저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에요. 여행도 그림을 위해서 했던 거고요"라고 말했다.
김물길 저자는 어렸을 적 덜렁거리는 일이 많아서 실수가 잦았다고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하고, 확인강박증과 모든지 3번씩 확인하는 숫자강박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그녀는 스트레스로 생긴 강박증을 그림으로 치유했다면서 그림에 대한 각별함을 드러냈다.
여행의 계기이자 발판이자 규칙이었던 '그림'"2009년에 프랑스로 워크캠프를 갔었어요. 영어를 정말 못해서 걱정했었는데, 그림으로 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걸 알았어요. 신기했어요. 이때 생긴 도전정신과 미술에 대한 열정으로 세계 일주를 떠나야겠다고 마음먹게 됐어요." 마음은 먹었지만 22살의 그녀는 돈이라는 현실적인 장벽에 부딪쳤다. 미술실기보조강사에 디자인회사 인턴, 그리고 일이 없는 주말과 주중 밤중엔 카페 벽화작업까지 여행경비마련을 위한 고군분투가 끝나고, 만반의 준비가 되자 그녀는 24살이었다.
"저는 돈을 모으면서 결심이 흔들린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돈 모으는 과정도 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서 했던 거거든요."
김물길 저자는 여행 발판 마련을 위한 2년 6개월이란 기간이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김물길 저자는 출국 전, 이번 여행이 인생의 큰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3가지 규칙을 세웠다.
(1) 매일 보고 느낀 것을 그림으로 그린다.(2) 재료는 현지에서 조달한다.(3) 돈은 무조건 아낀다."673일간 세계여행을 하면서 만났던 사람들, 봤던 풍경들, 그리고 이야기들을 모두 그림으로 남겼어요. 부족한 재능이었지만 제 그림으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행복해하고 즐거워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여행하면서 고마웠던 많은 분들에게 그려드린 초상화가 100장은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