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펴낸 이광재 전 강원지사
박한창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인도 격언인데요. '가난은 이성으로 구제한다. 심장으로 구제하는 게 아니라 이성으로 구제한다.'
결국은 좋은 의지가 있더라도 구체적인 비전과 정책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진보, 보수를 떠나서 한 분야의 일가를 이룬 분들을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생각했습니다."지난 26일 오후 서울 신촌의 한 이야기 카페. 독서모임 '경연'에 참여하는 20∼30대 청년들이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를 만났다. 그는 정치인이지만 정치인이 아니다. '박연차 게이트'로 10년간 공무담임권, 피선거권, 선거권을 박탈당해 제도권 내 정치 활동을 할 수 없는 그이지만 여전히 공부를 하고 있었다.
도지사직을 상실한 2011년, 그는 중국 칭와대에서 공부하며 <중국에게 묻다>라는 책을 펴냈다. 또한 그는 한러미래포럼(가칭) 창립을 준비, 남경필 경기지사, 우윤근 새정치연합 의원 등과 함께 러시아를 방문할 계획을 하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에 대한 공부에 열심인 그가 지난 시대를 수놓았던 원로들을 찾아다니며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지혜와 가르침을 듣고 <대한민국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책을 펴냈다.
이젠 진영논리를 넘어 정책소비자 운동할 때 "무엇을 반대해서 세상을 바꾸기 쉽지 않아요. 반대를 할 때 새로운 아젠다를 가지고 끌고 가야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똑같이 어떤 논리 대 논리가 아니라 그를 넘어서는 사상이 있을 때, 진영을 넘어서는 무엇이 있을 때 사회가 바뀌는 것이라 봅니다. 그래서 저는 정책 소비자 운동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이광재 전 지사는 우리나라는 과거 10인 1색 사회에서 현재는 1인 10색 사회가 되었다고 말했다. 남북문제를 보수적이고 다른 문제는 진보적일 수 있듯이 개인의 정책의 수요가 다양화 되었다는 것. 국회의원에게 운명을 맡기지 말고 정책을 스스로 만들어서 그걸 지지하는 후보를 당선시키는 정책소비자운동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소비자 운동을 만들면서도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노동조합비를 노동절, 연말 선물에 쓰지 말고 사회의 담론을 학습하고 만들어내는 정책 연구소를 만들어 정책 역량을 늘려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의 주요 내용.
- 원로들의 공통된 조언은 어떤 것이었나?"'선진국이 돼야한다.'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주변국가 눈치 보지 않는 국가위상이 선 대한민국이 돼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첫 번째는 막혀있는 남북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두 번째는 교육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세 번째는 보수는 복지를 생각하고 진보는 성장을 생각해야 경제가 일어날 수 있다. 네 번째는 분열하면 죽는거고 통합하면 사는 것이다. 에너지를 소모하지 말자. 정리하면 대한문국(大韓文國). 야만적 상황을 끝내고 문명국가로 가는 것이다."
유아교육과 공급자 위주 교육을 개혁해야- 원로들이 조언한 교육개혁의 방향은 무엇인가?"아이는 과도한 학업으로 지쳐있고, 부모는 사교육비 때문에 지쳐있고 애들은 선행학습 다녀와서 수업시간에 30명 중 10명은 졸고 있고, 통제불능 상황에 놓인 교사도 지친다. 이 상황을 극복해야한다. 공부하는 법의 근본적 변화가 있어야한다.
0세부터 8세까지 지능의 80%가 발달하게 되는데 유아원, 유치원은 사실상 부모한테 맡겨놓은 상태이다. 부모들은 아이를 공립유치원에 들어가려 애쓴다. 그러나 공립유치원 선생님이 월급 150만 원 받는다. 일반 유아원은 130만 원 받는데 이직률이 높다. 유럽처럼 0세부터 8세의 교육을 담당하는 선생님들이 최고의 교육수준을 갖는 분들이 되어야한다. 유럽은 오히려 중고등학교 선생님 학력수준이 유치원선생님보다 낮다."
왜 하버드 대학 교수는 고등학교 교사가 될 수 없나?"우리나라는 교사를 하려면 교대, 사범대 나오고 교직을 이수해야만 한다. 전 세계에 우리나라를 비롯한 소수의 나라만이 이런 제도를 가지고 있다. 물론 교대는 다 똑똑한 사람이 가는데 대부분 외워서 가는 것이다. 오히려 이 문을 자유롭게 열 필요 있는 것이 아닐까? 유연성이 있어야 공부하는 게 많아진다. 제가 공대 처음 다닐 때 공식교수 10명이 채 안되었으나 지금은 전자과는 교수가 70명이다.
기술이 다변화 되고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이제는 아이들이 인공위성에 대해서 공부를 6개월 하면 어떤 선생보다 지식을 많이 알 것이다. 예전에는 교과서와 선생이 지식을 전수해주는 것이지만 지금은 공부하는 방법을 바꿔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려면 교사의 충원 구조를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교육구조가 좋아질 수가 없다. 새로운 지식으로 훈련된 사람이 새로운 걸 가르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