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란 머스크Summit 2013 에서 강연 중인 일란 머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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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란 머스크는 테슬라 뿐만 아니라 SpaceX 라는 회사도 같이 경영하고 있다. 이 회사는 발사체와 우주선을 만드는 회사인데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2008에 도산 위기에 처했었다. 시험 발사에서 세 번 모두 실패하고 남은 돈으로 마지막 발사만 남았었는데 그 마저도 실패하면 끝이었다. 다행히 마지막 발사는 성공했다. 그런데 마지막 발사가 성공하자 마자 나사에서 전화가 왔다. 스페이스셔틀을 대체하기 위한 위성 발사를 2조에 계약하자는 것이었다. SpaceX가 나사의 1/10의 가격으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으니 계약을 준 것이다. 이 계약으로 스페이스 X는 살아났고 그 후로 발사에 실패한 적이 없다. 지금은 우주 엘리베이터와 민간인 우주여행같은 프로젝트를 구상한다. 그야말로 과학공상 소설이다.
일란 머스크는 소위 말하는 연쇄 사업가 (Serial Entrepreneur) 이다. 인터넷 지불방식인 페이팔 창시자 중 하나였던 그는 페이팔을 이베이에 팔아 4천억을 챙긴 후 테슬라와 SpaceX를 포함한 세 개의 회사들 동시에 시작한다. 일상적으론 하나의 창조적인 회사를 설립해서 성공하는 것도 극히 드믄데 그는 총 네 개를 설립해서 성공한 것이다.
이런 연쇄 사업가들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성공이 목적이 아니라 기술 자체에 열정이 있거나 세상을 바꾸겠다는 열정이 있다. 일란 머스크도 예외가 아니다. 그는 어릴때부터 우주여행에 관심이 있어서 페이팔에서 돈을 벌자 바로 우주여행사 SpaceX를 설립했고 지구 온란화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테슬라에 뛰어들었다.
이런 동기는 돈이나 명예같은 동기에 어떻게 비교될까? 최근에 흥미로운 심리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간이 일하는 동기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내부적 (internal) 동기이고 다른 하나는 도구적 (instrumental) 동기라고 한다. 즉 일 자체가 목적이거나 또는 일이 다른 목적을 위한 하나의 수단일 수 있다.
예일대와 스와스모어대학 연구진이 미국 웨스트포인트 육군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웨스트포인트에 진학한 학생이 좋은 커리어를 위해 진학한 학생보다 장교로 졸업할 확률이 높았고 승진하는 속도도 빨랐다 한다. 내부적 동기를 가진 학생이 도구적 동기를 가진 학생들보다 성공할 확률이 확연히 높았다는 것이다. 사업가에게 적용해 보면 일 자체에 열정이 있거나 사회에 도움되기 위해 일하는 사람이 돈이나 명예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보다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말이다.
왜 그럴까? 사람이 내부적 동기만 가지고 있는 경우는 드믈고 대 부분 둘 다 가지고 있는데 어느 쪽이 더 많냐의 차이다. 도구적 동기의 비중이 커지면 그만큼 내부적 열정이 적어지고 내부적 열정이 적으면 어려운 일이 닥쳤을때 좌절하고 포기하기가 쉬워진다. 그리고 실망이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반면 내부적 열정이 많으면 신념도 그많큼 많기때문에 쉽게 포기하지 않고 결과보다는 일 자체에서 의미를 얻기때문에 실패해도크게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
한국인은 도구적 동기의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높다. 그동안 먹고 사는 게 주 목적이었던 이유도 있겠지만 집단주의 문화로 인해 과시욕이 원래 높다. 그래서 돈과 권력에 욕심이 많고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하다. 그리고 돈을 무었보다 중요시해서 위험성이 높은 투자에 소심하다. 한국에서는 남을 베껴서 돈 벌거나 중소기업이 이루어 놓은 것을 착취해서 돈버는 기업은 나올 수 있어도 애플이나 테슬라같이 남이 해 본 적이 없는 첨단 시장에 제일 먼저 통 큰 투자를 할 수있는 회사가 안 나오는 이유 중 하나다.
요즘 한국에는 "창조"라는 구호가 유행한다. 그리고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를 이루기 위해 3개년 계획을 실행한다고 한다. 이는 불면증 환자가 잠 잘 계획을 실행한다는 말과 같고 자발성이 없는 아이에게 자발적으로 하라고 때리는 것과 같다. 한국이 테슬라처럼 창조경제를 못하는 이유는 집단주의나 권위주의같이 내부적 동기를 억압하고 도구적 동기를 부추기는 문화때문인데 문화를 개선하지 않고 권위주의로 창조경제를 하겠다는 자체가 코미디이다. 창조경제를 하려면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돈과 권력이 최고인 사회의 가치관을 선진국화 하고 집단주의와 권위주의를 타도해서 일란 머스크같은 내부적 동기를 가진 사업가가 번성할 수 있는 문화적, 경제적 환경을 조성하는 게 우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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