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골공원 입구
임화숙
사람 인터뷰를 하다보면 세 부류의 느낌이 있다. 그냥 정보만 알게 되는 경우, 정보 습득과 가슴의 울림까지 있는 경우, 정보 습득과 가슴의 울림, 거기다 깨우침까지 얻게 되는 경우다. 창원시 팔용산에서 남북통일을 기원하며 21년 동안 968개의 돌탑을 쌓고 있는 이삼용 씨(65·마산회원구 양덕동)는 세 번째 부류다. 그와의 만남은 단순한 인터뷰가 아니라, 어른에게 삶의 지혜를 배운 그런 자리였다.
개인과 가족의 꿈을 위해서도 아니요, 돈과 사회적인 명예가 따르는 것도 아니요, 그것도 자기와 관련도 없는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보고서 돌탑을 쌓아 왔다는 이씨를 돌탑군락지에서 만났다.
"50kg 정도의 돌을 져 나르면 숨이 턱턱 차지. 뒷머리에도 돌의 무게가 느껴지고. 그런데 힘으로 하기보다 정성으로 하니까 가능했지. 그런 나를 보고 사람들은 미쳤다고 했지. 내가 생각해도 미쳤으니까. 바보 중의 상 바보지." 직접 만나보니 작은 체구인데 어떻게 그 무거운 돌들을 그것도 산길을 오르내리며 져 날랐는지, 어떻게 그런 뜻을 가지고 오늘날까지 왔는지 질문을 했을 때, 웃음을 머금은 채 돌아온 대답이다. 그러면서 "언젠가는 남북통일이 될 것이다, 만일 통일이 되어 나도 통일을 이루는데 일조했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때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 같다"며 "또 이곳이 이제는 관광지가 되어서 지역사회에도 도움이 되고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