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4주기 참배 행사가 열린 20일 마석 모란공원에서 철거민 희생사 고 윤용헌씨 부인 유영숙씨(왼쪽)가 남편 묘소 앞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유씨는 이날 두 아이가 이곳에 오기 싫다고 해 참석하지 않았다며 더 안타까워했다.
김시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날이 갈수록 더 많은 난장이의 자식은 난장이가 되고, 거인의 자식은 거인이 된다. 이제는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희망마저도 점점 사라지는 신분사회, 계급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아마도 김용준 후보자가 땅 투기를 한 그곳에서 살다가 밀려난 이름 모를 난장이의 자식들은 또 다시 난장이가 되어 어디선가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난장이 가족을 희생시켜서 얻은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자식에게 신분과 계급을 대물림하는 비정한 사회는 이제 끝내야 한다. 또 고위공직자가 부정과 부패를 저지르고도 당당한 모습을 보이는 사회적 수치를 없애야 한다.
고위공직자의 부동산 투기와 위법, 탈법, 탈세 등은 새 정부가 출범할 때나 고위공직자 청문회가 열릴 때마다 매번 반복되는 풍경이라 이제는 우리의 눈과 귀에 익숙하다. 지난 이명박 정부를 거치면서 이제는 웬만한 부패는 시시해 보일 정도로 우리의 도덕성이 무감각해지고 퇴화되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제는 이렇게 일상화된 부패의 최면과 마취에서 우리 국민 모두가 깨어나 민감한 도덕성을 회복하고 병든 사회를 다시 살려야 한다. 더 이상 난장이의 자식을 난장이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난장이의 자식들을 다시 난장이로 만들어서야...부동산 투기를 통해 자식에게 부와 권력을 세습하는 신분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사회가 만들어낸 토지가치를 환수하여 사회구성원 모두가 누리는 토지가치세를 도입해야 한다.
또한 고위공직자 취임 시 실수요 목적을 증명하지 못한 부동산을 백지신탁하고 퇴직 후 부동산의 시세 또는 최초 매입가의 원리금 중 적은 금액을 돌려받도록 하는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제를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제는 과거에 이미 입법안까지 만들어졌고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캠프에서도 이를 보완하여 잘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여야가 받아서 얼마든지 빠른 시일 내에 도입할 수 있다.
사회가 만들어낸 토지가치를 환수하여 사회구성원 모두가 공유하거나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제를 도입하면 김용준 후보자처럼 공직자가 쓸데없이 땅투기를 하러 다니는 일은 사라진다. 또 고위 공직을 이용해 얻은 개발 정보로 부동산 투기를 하여 일확천금하는 일도 없어진다. 게다가 고위공직자가 사리사욕과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정직하고 공정하게 국정을 펼칠 수 있다.
앞으로 김용준 후보자와 같은 사태를 막기 위해, 그리고 우리 사회의 고통 받는 수많은 난장이와 그들의 자녀들을 위해 하루 빨리 토지가치세와 고위공직자 부동산백지신탁제를 도입해야 한다. 우리 사회의 모든 난장이 가족이 철거반의 해머 걱정 없이 밥상에 둘러앉아 마음 놓고 웃으며 밥을 먹을 수 있는 그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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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준과 <난쏘공>... 난장이의 자식들은 지금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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