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록 이파리와 붉은 분홍빛을 띤 모과꽃이 은은한 아름다움을 전합니다.
김희숙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과 따스하게 내리는 햇볕이 너무 좋은 봄날입니다. 파릇하게 돋아난 새순들과 나뭇가지에 물이 오른 연초록 풍경들이 싱그럽습니다. 발 아래 저마다 핀 형형색색 봄꽃들에게 왠지 모를 설레임이 담겨있는 듯 합니다.
겨우내 따스한 이 햇살을 오매불망 기다렸건만 어찌 맘 편히 봄볕을 즐기기란 조금 아쉽습니다. 햇볕이 그새 따갑게 느껴집니다. '봄볕은 며느리, 가을볕은 딸을 쬐인다'란 옛말. 봄볕이 피부미용에는 아무래도 썩 좋지 않음을 옛 선조들도 이미 헤아렸을까요? 나이가 나이인지라 관리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뽀얗던 얼굴 잘못 그을리면 한 여름 뙤약볕보다 큰 자욱을 남길수도 있겠다 싶어 자그마한 양산을 받쳐 들고 들녘으로 느린 발자국을 뗍니다. 불어오는 봄바람을 친구삼아 나선 걸음걸음마다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어디서 이 예쁜 꽃들이 숨어 있다 나온 걸까요? 참 자연의 조화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