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밥풀꽃꽃과 잎에 가시가 달려있는 풀꽃으로 며느리밥풀꽃이다.
이연옥
나의 시어머니 또한 전통적인 시어머니의 표본이셨다. 그런데 연세가 팔십 후반이신 시어머니는 가끔 찾아오시는 친구 몇몇 분들과 텔레비전 속에서 시대의 변화를 느끼신 걸까? 아님 같이 늙어가는 며느리에 대한 측은지심이 생겨서일까? 어쨌든 어떤 연유에서인지 조금씩 부드럽게 변화하는 모습이 보여서 측은지심이 느껴지는 요즘이다.
겨우내 병원신세를 지는 동안, 시어머니는 병원을 찾아오기도 하시고 퇴원을 하고도 자주 내 방을 찾으신다. 그런데 얼마 전 위쪽 치아 하나 남은 게 아프다고 하시며 내 방에 오셨다.
"어머니, 다른 때처럼 그냥 두지 말고 내일 아침 병원에 가세요."
다음날 아침, 시어머니와 차에 막 오르시는데 아들이 마당으로 나선다.
"엄마, 오늘 위 내시경 예약했다고 아침 금식을 하더니 할머니하고 어딜 가세요?"
"응, 할머니 치과에 모시고 가려고, 이가 많이 아프시대."
"그럼 제가 모시고 갈 게요. 엄마는 아빠랑 시간 맞추어서 내시경하러 가셔요."
"그래, 네가 가면 할머니도 더 좋아하실 테고, 그러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