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15일 오후 서울 금융위원회, 서울역 등 도심 곳곳에서 30여개 시민단체가 모인 <99%행동준비회의> 주최 '1%에 맞서는 99%, 분노하는 99% 광장을 점령하다(Occupy 서울)' 집회가 열리는 가운데, 오후 6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열기로 한 집회가 경찰 봉쇄로 불가능해지자 참가자들이 광장 부근 덕수궁 대한문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청년유니온> 회원들이 청년들의 힘든 삶을 표현하기 위해 일명 '박스고시원'에 들어가 있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권우성
세대별 유권자 수가 2030세대가 5060세대보다 많은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보수적 성향이 강한 5060세대보다 월등히 저조한 2030세대의 투표율 덕에 그간 보수정당들은 선거 때마다 호사를 누려왔다.
하지만 세기 변화를 기점으로 이러한 현상은 역전되기 시작했다. 물론, 여러 변수에 따라 변화가 있긴 했지만, 대체로 2030세대는 상대적으로 진보개혁적이며, 야당 성향이 강한 투표를 해왔다. 또 MB-한나라당 정부가 들어선 후, 지난 4년 간 이러한 경향성은 더욱 강화됐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2010년 6.2 지방선거와 작년 10.26 서울시장 선거를 거치면서 2030세대는 선거결과를 지배하는 절대적 상수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2012년 '정치의 계절'을 앞 둔 정치권은 여야를 막론하고 2030세대의 마음을 잡기위한 쇼(?)를 앞 다퉈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또 한 번의 소소한 이벤트나 깜짝쇼로 마무리되고, '청년'이라는 단어는 '깨끗함'이나, '정직함' 따위 선거철 미사여구마냥 순식간에 소리 소문 없이 탈색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동시대 청년으로 우리의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나름대로 애써온 한 사람으로서 중요한 기회를 이대로 날려버릴 수는 없기에 감히 '청년정치인의 자격'을 논하고자 운을 뗀다. 이 글을 시작으로 많은 이들(특히, 청년들)과 고민을 나누고 다듬어 갈 수 있길 기대한다.
왜 '청년정치인'인가혹자는 볼멘소리로 얘기한다. 청년의 문제를 꼭 청년만이 다룰 수 있는가? 물론, 아니다. 하지만 거꾸로 지금껏 그 많고 많은 정치인들이 청년들의 현실을 염려하고 변화시키고자 진심을 다 해왔다면, '청년정치인'이라는 상품은 쇼윈도에 전시되지 않았을 것이다. 볼 멘 소리 이전에 진지하게 돌아보고 반성할 일이다.
필자가 일하고 있는 청년유니온으로 가장 많은 연락이 오는 두 부류는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청년'을 섭외해 달라는 기자들과 '청년들의 현실'을 알려달라는 정치인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