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초등학교 동창생초등학교 동창생인 운애, 다혜, 자룡이 가끔 만나 회포를 푼다.
드라마스튜디오 제공
작품은 극작가 이만희를 왜 '탁월한 언어의 조련사'라고 일컫는지 확인시켜 줬다. 노인을 등장시켜 원숙한 삶의 향기를 언어로 발산했는데, 그야말로 '말들의 잔칫상'을 받아든 느낌이었다. 상황에 걸맞은 속담과 유머러스한 대사로 매 순간 관객의 웃음보를 터뜨렸다. 덕분에 1시간 30분의 상연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특히, 노년의 삶을 애정이 어린 시선으로 그렸기에 중년 이상 관객의 공감을 이끈 점이 눈길을 끌었다.
작품은 '엇갈린 운명'이 빚어낸 노년의 사랑을 주제로 삼았다. 완애와 다혜는 초등학교 때 부터 서로 사모해 왔지만, 운명의 장난으로 계속 엇갈리면서 인연을 맺지못한 동창 사이다. 백발이 성성해져서야 기구한 운명을 알고 애타하는 줄거리다. 작품은 짜임새 있는 구성과 정감어린 캐릭터 덕에 관객을 사로잡지만, 이 커플이 조급하게 화해하면서 막을 내린 탓에 개연성에 흠집을 냈다. 그렇다보니 극장문을 나서고 여운이 오래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