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만에 내놓은 첫 서비스
이성규
창업 5개월째. 너무나 짧은 시간 동안 선배 창업자들의 조언들이 결코 잘못되지 않았다는 걸 몸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몇 가지만 정리하자면 이렇다.
직장 생활에 회의를 품고 창업에 몸을 던지는 '반발적 창업'을 준비중이라면 지금이라도 접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 안 받으려면 내 사업해야지"하는 식은 위험하다는 얘기. 창업은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경험이 없는 자에게 그리 호락호락한 여건을 내어주지 않는다. 끊임없는 호기심과 지치지 않는 열정, 그리고 웬만한 어퍼컷에도 쓰러지지 않고 견뎌낼 수 있는 맷집과 인내 없이는 뛰어들지 않는 것이 좋다.
'생존하는 기업이 성공한 기업이다'. IT 벤처업계에선 통용되는 진리다. 3년 이상의 긴 시간을 버텨낸 벤처기업은 그것만으로도 존재 가치가 있으며, 시장도 그 좁디좁은 빈틈을 허락했다는 의미다. 인내가 창업의 제1조건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창업 시점에 "내가 처음이고 내가 최초야"라고 확신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다. 경쟁자는 예상하지 않은 곳에서 튀어나오기 마련이고 이미 탄탄한 자본력과 아이디어로 중무장했을 확률이 높다.
자신의 능력에 대한 반성적 성찰은 창업의 전제 조건이다. 무엇을 잘할 수 있느냐만큼 무엇을 잘할 수 없느냐를 깊이 캐물어야 한다. 단독 창업을 할 것이냐 공동 창업을 할 것이냐에 대한 선택이 이 고민에서부터 파생된다.
모든 재정적 압박과 서비스에 대한 철학, 조직 운영과 관리에 대한 모든 갈등을 혼자서 짊어질 수 있다는 건 창업 초기엔 너무나 큰 부담일 수밖에 없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주고, 잘 하는 부분을 업그레이드 시켜줄 수 있는 좋은 파트너와 함께 길을 가는 창업 방식을 우선 권한다.
창업하라, 그러면 행복해질 것이다그럼에도 난 주변 지인들과 후배들에게 창업을 권한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자신만의 방법으로 뜻 맞는 동료들과 함께 창조할 수 있는 기회는 누구에게나 오지 않는다. "과연 돈을 벌 수 있을까"하는 비즈니스에 대한 두려움 따위는 창업이 주는 짜릿함을 압도하지는 못한다.
또한 사회를 혁신하고 전근대적 생태계를 진화시키는 동력이 창업에서부터 싹트기에 그렇다. 비합리적 구조가 존재하는 모든 영역이 창업자에겐 성공의 씨앗이다. 그 씨앗을 발견하고 정확한 시점, 정확한 공간에 물을 주고 퇴비를 뿌리는 법을 일찍 습득한다면 성공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실패? 실패도 성공의 과정이다. 완전한 실패는 도전이라는 상상력을 잃어 버린 상태를 뜻하는 단어 아니던가. 빚더미에 올라 삶 전체가 파탄나는 결과는 일부 소수의 사례일 뿐. 과욕에만 올라타지 않는다면, 재기 불가능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는 의외로 찾아보기 어렵다.
아직 성공의 문턱조차 가보진 못했다. 조언하기엔 창업 경력도 일천하다. 안착 단계에 들어서지도 않았다. "겨우 창업 6개월 됐으면서..."라는 욕을 먹더라도 난 창업의 매력을 감히 행복과 건강이라고 하며 떠들고 다닌다. 내 꿈이 바로 여기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 번 살다가는 인생, 해야 하는 것만 잔뜩 하며 후회하고 눈감을 게 아니라, 실패라는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한 번쯤은 맘껏 하고 싶은 걸 하며 살아가자.' 내가 창업이라는 모험을 감행케 한 동력이다.
아내는 요즘도 이렇게 얘기한다.
"하고 싶은 대로 해. 그래도 40세까지야 알지? 그때까지는 필요하면 먹여살려 줄게."난 아내와도 공동 창업했다는 사실을 깨달아가고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마흔까진 내 맘대로...아내가 먹여살려 준대"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