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와 통하는 부동산> 표지
철수와영희
손낙구가 쓴 <10대와 통하는 부동산>을 보면, '내가 왜 집 때문에 고생을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우리나라 집값은 왜 오르기만 하는지, 왜 대다수의 국민이 5년에 한 번 꼴로 이사를 다니는지, 왜 부동산은 투기 종목이 되었는지, 재개발은 왜 갈등의 공간이 되는지 등 집과 땅에 관해 청소년이 알아야 할 지식을 쉽게 설명한다.
저자 손낙구는 이미 <부동산 계급사회>를 통해 한국의 부동산 문제가 단순히 주거 문제에 그치지 않고 교육과 학력, 건강과 수명, 불평등과 빈곤이 부동산과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는 우리의 공동체가 위협받아 서민의 삶이 악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10대와 통하는 부동산>은 <부동산 계급사회>에서 보여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청소년과 부동산의 관계에 집중했다. 부동산 가격이 올라갈 경우 이들이 생활하는 데 필요한 도서관, 학교 시설을 마련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갈 것이며 결과적으로 다른 부분의 지출이 줄어들어 교육전반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땅은 공기나 물과 마찬가지로 없어서는 안 된다. 이는 인간이 출현하기 이전부터 존재했고, 그 땅 위에 집을 짓고 먹을 것을 구해 살아왔다. 자연의 일부인 땅은 모든 생명체와 함께 누려야 할 삶의 터전인 것이다.
저자는 "땅은 인간이 잠시 빌려 쓰는 것일 뿐, 누군가 독차지해서 탐욕을 채우는 수단으로 써서는 안 된다"고 일갈한다. 그러나 이러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땅을 특정 소수가 독차지해서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해 땅값과 집값이 계속 오르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땅과 집 문제는 땅 위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삶에 깊이 관여한다. 몇 년 전까지 스타벅스 명동점은 서울시 중구 충무로 1가 24-2번지 자리에 세들어 있었는데, 당시 보증금 30억에 한 달 임대료를 1억씩 냈다고 한다.
하루 임대료가 333만 원꼴이니, 하루에 커피 3천 잔을 팔 경우 당시 커피 값 3300원 가운데 천 원씩 임대료가 포함된 셈이다. 흔히 가는 카페의 커피 값이 오르는 것이나 내가 살던 집의 월세가 오르던 것도 모두 땅값 상승과 무관하지 않다.
2004년 여름, 나는 친구와 함께 서울 명륜동에서 전세 2300만 원의 방 두 칸짜리 허름한 주택에 살았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09년 여름, 그 동네를 찾았다. 대부분 방 두 칸짜리 주택은 보증금 천만 원, 월세 50만 원으로 올라 있었다. 반지하 방도 전세금 6천만 원에 방 2칸을 얻는 게 불가능했다. 간단히 말해서 5년 만에 전세금이 세 배 가까이 오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