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대 열사 20주기 추모 준비 현수막강경대 열사 20주기 추모 준비 현수막
정민지
- 강경대 열사가 그 당시 처한 대학의 상황과 20년이 지난 후 지금 여러분이 마주하고 있는 상황은 어떻게 다르다고 보는가?이혜주 : "예전에는 민주화 항쟁과 같이 정치적인 문제들이 많이 거론되었다면, 요즘에는 대학의 모든 문제들이 돈과 결부되어 있다고 본다. 졸업하고 나서도 결국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돈이다. 또한 예전에는 집단이 되어 함께 행동하는 움직임이 있었다면 지금은 사람들의 개인화 경향이 심화되면서 자신의 일이 아니면 잘 나서지 않으려고 한다."
한진희 : "사실 꿈꾸던 대학생활의 '로망'이 있었는데, 막상 대학에 와보니 다들 학점관리에 토익을 공부해야 하더라. 환상이 많이 깨졌고 1학년 때부터 학원 다니는 것을 보면 진짜 삶이 팍팍해진다는 느낌이다. 고등학교 때는 대학교를 잘 가야 좋은 것이고, 또 막상 대학 가면 취직이 잘 되어야 한다. 옛날에 민주화운동을 할 때는 대학 들어가서 학문을 배운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일이었는데, 이제는 단순히 돈 많이 버는 것이 삶의 목표가 되어 버렸다."
-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을 어떤 식으로 변화시켜야 할까.한진희 : "나는 한 개인의 영향력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한열, 강경대 열사처럼 한 분에 의해서 사회운동이 일어났듯이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사회적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여러 명에게 말하는 것도 좋겠지만 주변의 한 사람에게 말하는 것도 중요하다.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우리 사회는 바뀔 수 있다."
이혜주 : "예전과 많이 다른 사회이기 때문에 폭력적인 시위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사회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소모임이나 자신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단체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평화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는 문화가 조성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강경대 열사가 살아 있다면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이혜주 : "2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부당한 상황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등록금 인상에 대한 문제나 카이스트 문제와 같은 상황들이 사라지고, 우리가 누려야 할 권리를 더 잘 찾을 수 있게 선배님과 함께 행동하고 싶다."
한진희 : "살아 계셨으면 지금 세대가 사회문제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변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위의 사람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아래 세대들도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멋있다. 강경대 선배님처럼 하고 싶다'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인터뷰를 마친 후 이들은 강경대 열사의 추모제 준비를 위해 바쁘게 자리를 떠났다. 추모영상 준비와 중간고사 시험을 함께 준비하느라 이혜주씨는 며칠 밤을 샜다고 했다. 힘들지 않냐고 물으니 "그래도 하고 싶은 일을 해서 기분이 좋다"고 빙그레 웃으며 말하는 그에게서 강경대 열사의 정신을 잊지 않으려는 마음이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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