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방송통신위원회 기자실에서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 승인 대상법인 선정에 관한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유성호
급하게 언론이 변하고 있다. 저널리즘의 부활이 가시적이다. 종합편성(종편) 및 보도전문채널의 금제가 풀린 올해는 '조중동매연(조선, 중앙, 동아, 매경, 연합)'과 '반 조중동매연'의 전선이 뚜렷해지고 있다. 정치권력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논조가 한껏 날이 섰다. 진작 보여야 할 보도 태도였다. 만시지탄이다. 하지만 절망하지 않을 시점에서 부활하는 저널리즘을 일정하게 경험한다.
'조중동매연'이 정권 압박 나선 속내는 '종편 특혜'
주목할 것이 세 가지.
하나는 조중동매연의 보도 태도다. 받아서 고마워하고 더욱 친정권적 논조를 강화시키는 것이 인지상정. 하지만 특유의 '먹튀 근성'이 긍정적이다. 이미 받았다. 등산으로 치면 정상을 밟았다. 문제는 하산길의 안정성(추가 특혜)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다. 이를 위해 친정권적 논조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먹튀' 비난을 좀 받더라도, 비판적 논조로 정권의 말년을 압박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정략적 판단이 개입한 것이다.
과정이 좀 지저분하다. 하지만 결과는 선명하다. 한국 언론이 지향해야 할 기본적인 방향에 충실하다. 최소한 몇몇 사건에 한정된 것이지만. 언론은 이렇게 해야 한다. 정치권력을 단호히 비판하고 필요하면 맞서야 한다. 자본 권력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한데 그동안 조중동매연의 비정상적인 보도 태도가, 특히 현 정부 들어선 이후부터 따지더라도 최소한 3년가량 지속됨으로써, 많은 독자에게 표준의 혼동을 초래한다. '조중동매연도 이렇게 보도할 정도면 정말 심각하구나' 하는 생각 말이다.
예를 들어, '정동기 감사원장 내정자'에 대한 파장이 이전보다 훨씬 강력한 이유다. 이전에는 정동기씨보다 훨씬 더 심각한 문제도 '문제가 아니다'는 보도와 비교해서 보면, 조중동매연의 여론조작기술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튀기고 부풀리기의 전형처럼 보이지만, 외려 당시의 수많은 문제를 축소하거나 침묵한 반작용이다.
과대 포장과 과대 선전으로 정국의 중심을 장악하고 한나라당을 조정한다. 여론의 이름으로. 그래서 무서운 것이다. 하지만 이전의 각종 문제를 과소평가하고 과소보도함으로써 발생한 과오라면 이번 사건은 정상적이라고 해도 된다. 이런 의미에서 결과적으로는 올바르다.
추가 특혜를 목표하는 이상 조중동매연의 이후 보도 태도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주목할 일이다.
아직도 '빼앗아 간 자들' 눈치보는 지상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