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양성당성당 건물 내외부가 건립 당시의 원형이 잘보존되어있다
최경호
울산에 살면서 매번 지나쳐만 다녔던 언양성당의 본 모습 뒤에 감춰진 묵언의 자세를 실감하는 순간이다. 한참 길을 따라 오르면 순교자 오상선의 묘가 나오고 또 십자처 올라가는 길이 자연스레 나타난다. 자연 그대로의 모양으로 만들어진 십자처의 모습을 보는 순간 또 다른 생각에 잠기게 한다. 그렇게 길 따라 언양성당을 잠시 뒤로 하고 숲길을 올라가면 자연 동굴 속 자비의 성모상이 말없이 반겨준다.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답다. 그냥 아무런 말이 필요 없을 것 같다. 사람들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그대로의 순수함, 그것이 언양성당 성모상의 아름다움이 아닐까 한다. 오랜 역사의 깊이와 감탄이 절로 나는 고딕의 건축, 모진 풍파 속에서도 꿋꿋이 그 자태를 그 정신을 이어온 성모상의 자비로움이 세상의 온갖 어지러움을 잠시 잊게 해준다, 오랫동안 잊혀지고,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는 우리의 숭고한 문화유산에 대한 자긍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아무런 손색이 없다. 그래서 마음이 훈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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