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한국인 자만 아닌 동아시아인의 정체성

등록 2010.05.29 17:19수정 2010.05.29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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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에 대한 정의를 놓고 학자들간에 말싸움을 하는 것을 한국에 올 때마다 종종 본다. 물론, 한국인 학자들이 한류에 대해서 제일 많이 알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그들이 서로 진부한 영향력 싸움을 하고 있는 동안, 서양 학자들은 촘촘히 한류에 대한 지식들을 쌓아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영어로 책을 써내고 있다. 우리 학자들이 한글로 서로 싸우고 있을 때, 백인들은 우리의 한류를 이미 분석 완료하고 포장하여 전 세계에 발표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백인들의 한류에 대한 분석은 그 결론이 한류는 일시적 기현상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기에 걱정이 앞선다. 또는, 편협하고 모방성이 짙은 상업적 한국 대중문화가 잠시 일본과 중국 그리고 동남아시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을 뿐, 인도의 발리우드에는 비교 할 수 없다는 논리가 대부분이다.


과연 그럴까? 한류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한국 정부가 가장 잘 대표하고 있다. 즉, 한류를 통해서 돈을 많이 벌자는 것이다. 한류는 상품이라는 것이다. 콘텐츠를 잘 개발해서 한류의 상품성을 지속적으로 유지 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일반적인 한류에 대한 인식은 곧 바로 서양인들이 주장하는 한류의 한시성과 일맥상통한다. 한국정부가 한류의 지속성을 부르짓는 반면, 서양인들은 한류의 상업적 한계를 꼬집고 있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한류의 근본적인 저력은 무엇인가? 과연 상업성 뿐인가? 한류가 발생한 것은 가장 비상업적이었던 드라마 <대장금> 내지는 <겨울연가>라는 대박을 기획하지 않았던 문화 형식이 동아시아에서 그 인기가 대폭발을 하였다는 것을 생각할 때, 한류의 기원은 한국 대중문화의 비상업성에서 연류하였다고 주장하여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가장 비상업적이었던 <대장금>과 <겨울연가>의 성공은 한류가 동아시아인들이 갈망하던 그 무엇인가를 잘 표현해 주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것은 바로 여성의 자유 (대장금)와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남녀의 사랑 (겨울 연가)이다. 권력과 성차별에 대항하여 끝까지 살아 남아 자신의 자유를 획득 해내는 여인을 통해서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동아시아 여인들의 보편적 정체성 내지는 욕망을 잘 표현해 주었던 것이다. 또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격으면서도 순수함을 퇴색시키지 않고 끝까지 첫 사랑을 잊지 않고, 자신을 지켜가면서 끝내 그 첫 사랑과 재회하는 두 남녀의 열정을 통해서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동아시아 연인들의 보편적 정체성과 욕망을 잘 표현 했다는 것이다.

한류가 비상업적일 때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면, 지금 우리가 내 세울 가장 중요한 한류의 콘텐츠는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한국적이면서도 동아시아인들의 보편적인 정체성과 욕망을 대변하는 것이다. 즉, 자유와 민주주의다. 한국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획득하기 위해서 수많은 희생을 치러왔고, 국민의 단결된 힘으로 끝내 그 자유와 민주주의를 되찾았다. 아시아에서 민주주의 국가는 4나라 밖에 없다.

 

가장 오래 된 것이 인도와 일본이나, 인도는 불평등한 사회 계층 구조에 바탕을 둔 불안한 민주주의를 유지해 오고 있었고, 일본은 원자폭탄을 2번이나 두들겨 맏고 미국에 의해서 강제로 주어진 초보수적 민주주의였다. 그 다음 한국과 대만이 민주주의를 획득 했으나, 대만은 과격한 투쟁 없이 한국의 민주화의 과정을 본따서 평화적으로 정권 이양을 이룩한 만큼, 진정하게 혁명적 투쟁 과정을 통해서 민주주의를 이룩한 아시아 국가는 한국 밖에 없다.

이러한 한국적 발랄성과 자유, 그리고 정치적 사고적 민주주의. 이것이 바로 가장 한국적인 한류의 콘텐츠임과 동시에 동아시아인들의 보편적 정체성 및 욕망의 대상이라고 주장 하고 싶다. 가장 비상업적일 때, 성공하는 한류. 이제부터 상업적 선정적 한류를 버리고, 다시 원론에 충실한 한류 운동을 펼쳐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그래야 정부의 한류론이나 백인들의 잘 못 된 한류 인식에 일침을 가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 동아시아인들의 보편적 문화로서의 한류는 북한이라는 또 다른 동아시아의 문화 공동체도 포용할 수 있어야 함은 당연지사다.

2010.05.29 17:19ⓒ 2010 OhmyNews
#한류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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