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 회귀한 듯한 <일밤>은 소재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풀어가는 형식 또한 식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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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친 공익성 강조, 재미는 無<일밤>은 지나치게 옛 영광에 사로잡힌 듯한 모습이다. 과거 공익과 예능의 결합으로 예능계를 평정했던 그 시절로 회귀를 꿈꾸는 것처럼 세 개 포맷 모두 공익성이 짙게 깔려있다. 그래서 세 개의 프로그램을 보다 보면 너무 지친다. 왜? 공익성을 지나치게 강조해 우리에게 너무 교훈을 전달하려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감동은 있지만 재미가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단비'의 경우 매회 감동적인 이야기를 선사한다. 아프리카 오지의 우물파기부터 휘귀병을 앓는 아이, 이번 주에는 스리랑카에 가서 양다리가 절단된 아이들에게 의족을 선물하고, 이산가족을 만나게 해주는 등 다양한 감동적인 이야기를 선사하고 있다.
'우리 아버지'도 매회 시청자들 참여 속에 소주 한잔 걸치며 희로애락이 등장해 눈물을 자극한다. 지난주에도 배우 이광기가 등장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눈물샘만 자극했다.
그런데 문제는 <일밤>은 공익이 아닌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사실이다. 웃음은 정작 본 내용이 아니라 진행자들 농담에서 간간이 터질 뿐이다. 지나치게 공익성을 강조해 억지스럽게 눈물을 자극한다는 비판도 있듯, 교훈적인 이야기도 좋지만 예능 프로그램으로서의 본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식상한 소재와 식상한 포맷 <일밤>이 재미를 주기 위해서는 공익과 감동의 결합도 좋지만 형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지금 보여주는 포맷으로는 시청자들이 재미를 느낄 수 없다.
과거에는 TV라는 매체가 전해주는 것이 전부였지만 지금은 인터넷이 그 기능을 담당하며 TV보다 훨씬 더 빠른 정보를 얻는 시대이다. 그래서 TV에서 지나치게 교훈적인 내용을 볼 때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설사 흥미를 느낀다면 그것은 굉장히 신선해야 한다.
그런데 <일밤>의 소재는 사실상 이미 식상한 것들이다. '단비'는 겨울철만 되면 때때로 등장하는 이야기이며, 다큐멘터리로도 많이 접해왔던 것이다. 또한 '우리 아버지'는 '양심냉장고'와 흡사하다. 대상이 아버지로만 정해졌을 뿐 시청자의 참여와 그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고 선물을 주는 방식이 붕어빵처럼 닮아있다.
어느 것 하나 신선하다고 할 만한 소재가 없다. 그러니 시청자들은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순간의 감동을 느끼지만 별다른 흥미를 느끼기 어려운 것이다. 사실상 이러한 모습은 오히려 90년대로 회귀하는 듯하다.
과거 '양심냉장고', '산 넘고 물 건너'가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최초였기 때문이다. 예능과 공익의 결합이 이전에 없던 시도였기에 신선함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었던 것이다. 즉, 공익과 예능의 결합을 다시금 찾았을 때 비록 헌 옷이지만 새 옷처럼 갈아입혔어야 하는데, <일밤>은 헌 옷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일견에서는 막대한 돈으로 행하는 공익, 돈만 있으면 누군들 못할까라는 비난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단비'는 자본을 투자해 우물을 파고 의족을 가져다줄 뿐 그 이상의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헤어진 가족을 서로 찾아주고 하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것은 주요 내용이 아니어서 흥미를 느끼기에 역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