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교회 교인의 절필 선언네이버 블로그에서 사랑의교회 건축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글을 써 오던 사랑의교회 교인이 돌연 '절필'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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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현 목사에게 이메일을 보낸 사람은 김 씨 뿐이 아니다. ㅈ 씨도 오정현 목사에게 건축 결정을 철회해 달라는 이메일을 보냈다. ㅈ 씨는 사랑의교회에 12년 동안 다녔고 청년부에서 리더를 했다. 그는 같은 내용의 메일을 옥한흠 원로목사에게도 보냈다. 교회 게시판에도 건축을 반대한다는 글을 올렸다.
게시판에는 ㅈ 씨의 글 말고도 ㄱ 씨가 쓴 '예배당 건축을 보고 교회를 떠날 결심을 굳혔습니다'라는 제목의 글도 올라와 있다.
예배당 건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는 이들은 "교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외부인들은 모른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고 무시한다. 하지만 이처럼 예배당 건축을 반대하는 교인들이 교회 안에도 있다. 이들은 교인으로서 현재의 건물에 공간이 부족하다는 사실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건축은 반대한다. 이들이 건축을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예배당 건축을 결정하는 과정이 정당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블로그 운영자 김 씨는 인터뷰에서 "2,000억 원 이상의 돈이 들어가는 건축을 진행하면서 기자 간담회에서 밝힌 정도의 정보도 교인들에게는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는 평신도를 교회의 핵심, 목회의 동역자라고 가르치지만, 이런 과정을 보면 동원의 대상이 된 것 같다"고 했다.
교회를 떠나겠다는 글을 쓴 ㄱ 씨도 절차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하다못해 장로를 선임하는 데도 교인들의 동의 절차를 거치는데, 왜 건축이라는 중대 사안에는 그런 절차가 없는 건가'라고 했다.
ㅈ 씨는 예배당 건축이 사랑의교회만을 위한 이기적인 결정이라는 이유로 반대했다. 가장 걱정하는 문제는 주변 교회 교인의 수평 이동이다. 그는 오정현 목사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 '웅장한 예배당에도 결국 많은 성도로 채워질 것입니다. 그러나 두 분 목사님께서는 새롭게 등록할 교인들이 정녕 성령의 역사라고 보십니까, 아니면 자본의 투입으로 산출이 증가한 모습이라고 보십니까? 새로운 예배당이 기존 교인의 수평 이동을 부채질한다면 우리 교회는 큰 실수를 하는 것입니다.'
이런 비판들에는 사랑의교회의 코드가 변했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설립 초기부터 추구해 온 '한 사람 철학'이 변질되었다는 것이다. 절필을 선언한 ㅇ 씨는 "이전에는 한 사람을 온전한 그리스도의 제자로 세워서 세상을 바꾸자는 것이 교회의 코드였지만, 지금 추구하는 것은 운동(movement)이다. 한 사람을 키우는 일에는 건물이 중요하지 않지만,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하는 운동은 건물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교회 설립 초기부터 옥한흠 목사와 동역한 ㅎ 장로도 교회의 사역 방향이 변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그는 "옥한흠 목사 때부터 한 사람 철학은 물 건너갔다. 옥한흠 목사가 사임할 즈음에도 교인이 너무 많았다. 이벤트와 운동을 가미해서 이끌어가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ㅎ 장로는 건축을 '찬양'하는 분위기가 대세가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오정현 목사가 부임한 초기에는 70~80%의 교인들이 오 목사의 설교와 목회 스타일에 만족하지 못했지만, 지금은 변화된 사역 방향에 동화되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