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드라마 『이산』에서 정약용 역을 맡았던 배우 송창의 씨정조는, 드라마와 대중 소설 등을 통해 '개혁' 군주의 이미지를 얻었다
김미옥
정조가 대중적으로 '개혁' 군주의 이미지를 얻은 것은, 황인경의 <목민심서>(삼진기획, 1992), 이인화의 베스트셀러 <영원한 제국>(세계사, 1993), MBC 드라마 <이산> 등을 통해서입니다.
특히 소설 <영원한 제국>은 정조의 친아버지인 '사도세자'의 죽음을 둘러싼 노론벽파와 정조를 지지하는 남인 간의 갈등을 긴장감 넘치는 양식으로 흥미롭게 다뤄 당시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최근 정조 친필 편지 발견으로, 기존 정조와 노론벽파가 대립했다는 시각을 부정하는 목소리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조 사후(死後) 전개되는 역사로 볼 때 노론 벽파가 정조의 세계(世界)와 사람에게 결코 호의적이지 않았던 것만은 분명합니다.
"망한 집안의 자손"
대표 사례가 조선 말 자행된 대대적인 천주교 탄압 사건인 신유박해(辛酉迫害)입니다. 신유사옥(辛酉邪獄)이라고도 하는데, 나이 어린 순조 대신 섭정을 하게 된 정순대비(貞純大妃)가 자행한 사건입니다.
이 대규모 옥사는 표면적으로는 사학(邪學)인 천주교도에 대한 탄압과 금지입니다만, 이면에는 남인을 중심으로 한 당시 '정조 사람들'에 대한 정치 보복적인 측면이 크다는 게 저자 이덕일의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