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전희진
업무의 영역상 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고 감사한 일이다. 특히 외국인 바이어 의전관광 코디네이터로 근무하는 필자처럼 외국인들을 많이 접하다 보면, 한국에서도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그만큼 경험의 폭이 넓어진다.
최근 누리꾼들에게 '떡실신' 시리즈가 회자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주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외국인 바이어들이 한국 문화를 접할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알고 싶어 하는 질문을 자주 받곤 한다.
"외국사람들이 '새콤달콤'에 떡실신 한다는데 정말 그래?", "젓가락이랑 숟가락을 한 손에 잡는 걸 보고 외국인들이 떡실신 했다는데, 그 사람들도 일식집 가면 젓가락질 잘하잖아?" 등등…. 질문의 요지는 외국인은, 특히 외국인 바이어나 VIP들은 언제 '떡실신' 하냐는 것이다.
떡실신이란, 강조의 의미로 사용되는 '떡'이란 접두사와 '실신'할 정도로 놀랐다는 의미에서 합해진 단어다. 어떤 상황이나 사건에 굉장히 놀랐다는 표현에 사용된다. 이 '떡실신 시리즈'는 자신을 미대생이라 밝힌 우리 유학생이, 자신이 가져간 한국 물건들을 보고 외국인 친구들이 신기해 했다는 이야기를 인터넷에 올리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친구들 앞에서 '새콤달콤'을 맛보였더니 뉴욕 땅에서 신(神)으로 등극", "컬러샤프 심을 본 외국 친구들이 완전 신기해 하며 기절했다" 등 우리에겐 아무렇지 않은 우리의 소품과 먹거리 등등이 의외로 외국인들의 눈에는 실신할 정도로 놀라운 기술력으로 비쳐진다는 것이다.
외국인 바이어들을 많이 접하다 보니, 필자 역시 우리에게는 너무나 일상적인 것들에 의외로 바이어들이 깜짝 놀라면서 좋아하거나 감동하는 '떡실신' 상황을 많이 경험한다. 교역이나 협상 등 비즈니스 때문에 한국을 방한하는 바이어들인 만큼, 그들의 출신국가별 떡실신 세계를 정리해 봤다.
[중동 바이어] 새우버거 맛보고 '떡실신' 바이어들이 가장 많이 떡실신 할 때는 경험적으로 우리 음식 앞에서다. 다채로운 색상과 가지 수만으로도 눈길을 사로잡는 한정식은 까다로운 VIP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일등 공신이다. 특히 뱃속 가득 찹쌀과 약재 등을 가득 품고 고고한 자태 뽐내주시는 삼계탕은 단연 인기다.
뽀얀 삼계탕 국물에 폭 잠긴 살코기를 살뜰하게 벗겨먹고 통통한 배 가르니, 한약냄새 솔솔 풍기는 잘 익은 인삼과 달달한 대추, 구수한 찹쌀을 발견했을 때의 그 짜릿함이란. 삼계탕의 발칙한 반전에 외국인 바이어들은 국적을 막론하고 떡실신!
흔히 VIP나 바이어들은 고급 한정식들만 찾아갈 것으로 생각하기 일쑤다. 그러나 외국인 관광객들의 한국음식 사랑은 패스트푸드도 예외는 아니다. 야채를 넣고 가볍게 볶은 짭짤한 볶음밥에 달달한 양념불고기를 곁들인 한끼 식사 '야채 라이스 버거'나 외국 패스트푸드 점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새우버거는 중동 바이어들에게는 떡실신 단골 메뉴다.
새우버거 한 입 가득 베어 문 중동 바이어들 하는 주요 표현 "it's really gorgeous" (번역하면 "완전 맛있다" 정도의 표현이다).
[미국 바이어] 체했을 때 손가락 따주자 떡실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