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텐바허의 시간교환 강좌에서의 토의 모습 비엔나 연대의 경제 콩그레스
박명준
지난 회에 이어 오스트리아의 생태학도 플레텐바허가 비엔나 연대의 경제 콩그레스에서 행한 강연과 그의 저서 내용을 소개한다. 이번에는 지역화폐와 함께 실천되고, 논의되는 소위 '시간교환(Zeittausch)'운동을 다룬다. 시간교환운동에 대해서는 수십 권의 책에 담을 정도로 풍부하고 창의적인 시도들이 최근 유럽의 여러 나라들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의 국경지대에서 특히 활발하다.
시간교환시스템
소위 'LETS(Local Exchange Trading Systems)'로 알려진 상호신용시스템(Mutual Credit Systems)은 1983년에 캐나다에서 시작되었다. 이후 영미권으로 확산되어 현재는 남미에서 가장 활발히 실행되고 있다. 여기에서는 상이한 특기와 재능을 지닌 이웃들이 그것을 동일한 시간의 양만큼 교환한다. 자신의 이웃들을 위해 일정한 시간을 들이고, 그만큼 이웃들로부터 시간제공을 공급받는, 일종의 자발적인 용역서비스교환 시스템이다. (어쩌면 우리의 전통적인 두레나 품앗이와 기본 아이디어는 같아 보인다.)
독일어권으로도 수입되고 발전된 이 시스템은 근래에 지역화폐의 활성화와 함께 같이 부각되고 있다. 독일에서는 '타우쉬링(Tauschring)'이라는 개념으로, 오스트리아에서는 타우쉬크라이스(Tauschkreis)라고 하는 이름으로 불리워왔다. 독일의 타우쉬링은 약 350개, 오스트리아의 타우쉬크라이스는 약 35개 가량 존재한다.
특정한 목적을 위하여 만들어진, 보다 체계적이고 대규모적인 타우쉬링도 있다. 이들은 지역 사회 내 상호부조를 활성화고 상품경제 대신 협력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기본취지를 넘어, 여러가지 특수한 경제사회적인 효과를 도모한다. 이를테면 세대간의 부조, 고령자들이나 장애인들에 대한 지원 등이다.
플레텐바허는 독일어권 국가들의 대표적인 시간교환운동의 사례로 스위스-오스트리아 접경지대의 '포어아를베르그 재능교환모임(Talente-Tauschkreis-Vorarlberg)과 시간돌봄(Zeitvorsorge)', 오스트리아의 '세대네트워크 (Generationennetzwerk Österreich: GNW)', Grafenwörth의 '활성화된 시민사회(Gelebte Aktive Buergergesellschaft: GAB)', 독일의 '시니어협동조합(Seniorengenossenschaften)', 오스트리아 잘츠부르그(Salzburg) 인근 엘릭스하우젠(Elixhausen)의 '사회적시간 증서(Sozialzeitausweis)'와 '사회적시간계좌(Sozialzeitkonto)', 그리고 오스트리아 내 몇몇 소도시에서 실행되고 있는 '시간은행(ZeitBank) 55+', 그리고 자신이 직접 주도하고 있는 타임조치알(Timesozial) 등을 언급하였다. 이번 회와 다음 회에 걸쳐 이들에 대해서 간략히 살펴보겠다.
'재능교환 공동체'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국경지대에 위치한 포어알베르그(Voralberg)라고 하는 도시에서는 지난 1996년부터 재능교환 공동체(Tlaente-Tauschkreis)를 구축해 그 실천을 시행해 오고 있다. 이미 13년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이 시도는 매우 성공적이다.
현재 이를 주도하는 "조직화된 이웃간 상호부조협회"는 약 1500여 명의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협회는 포어알베르그 전역에서 활동하며, 8개 권역으로 나뉘어 월례 정기모임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들과 프로그램들을 운영한다.
그 사이 기업과 단체들도 참가하게 되어 전체 회원의 약 15%까지 차지하게 되었다. 공급시스템이 전문적이고 규모가 커야 모든 참가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 해서 이들의 참가는 고무적이고 결정적이다. 지역경제의 미래를 위한 재능교환협동조합의 설립으로 더 한층 발전을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