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이 아닌 생각을 원한다

카이스트 입시안, 창의력 본질 부각시켜

등록 2009.03.07 00:54수정 2009.03.07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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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교수는 이렇게 시작했다.  "자네 생각을 말해 보게. 내가 알고 싶은 것은 자네 생각이라네." 주입하지 않고 가치 있는 질문을 했다.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은 처음부터 해야 할 말을 이제야 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하지 못하고 시험만 잘 보는 그런 준비만 하게 하고, 이런 고등학교, 중학교 교육시스템은 바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시험으로 20%를 선발하는 제도 수치보다는 "스스로 생각하는" 창의력의 본질을 부각시켰다.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은 정답을 말하지 않는다. 다만 자기 생각을 표현한다. 점수는 높지만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게 하는 "생각 없는 정답"만 요구하는 현 교육의 한계를 제대로 일깨워준 것이다.


처음부터 "자네 생각을 말해보게"로 출발하면 누구나 할 것 없이 스스로 생각하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자기 생각을 표현 할 것이다. 모두가 정답만 요구하므로 정답을 가르치고 배워 점수만 높아가는 바벨탑으로는 무너질 뿐이다. 누구도 생각을 묻지 않았다.


처음부터 생각을 물었다면 스스로 생각하는 창의력이 점수보다 높아졌을 것이다. 생각을 말하면 틀렸다고 엄벌하므로 아무 생각 없이 정답을 암기한다. 이는 정답을 요구한 어른들의 책임이다.

 

무시험 선발은 정답을 원하지 않는다. 카이스트는 생각을 원한다. 틀려도 대학에 들어 갈 수 있는 것이다. 마침내 학생들이 엉뚱한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였다. 생각의 자유를 만끽하며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다. 창의력은 자기 생각을 표현할 때 극대화 되는 것이다.


노동자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시민을 양성하는 게 교육의 목적이다.


서 총장의 무시험 선발은 개혁이 아니라 교육의 본질에 접근한 용기 있는 선택이다. 많은 저항에 시행착오도 있을 것이다. 처음이라 적응 못하는 혼돈이 있을지라도 생각하는 세계인으로 가는 초석이 될 것이다. 처음부터 스스로 생각하도록 해야 하는 것을 이제 시작하는 늦은 봄이 왔다. 자기 생각을 표현 하는 것은 인간의 이상이다.  "자네 생각을 말해보게"라고 황금 질문을 하면 누구나 원하는 창의력을 펼칠 것이다.

2009.03.07 00:54ⓒ 2009 OhmyNews
#무시험 #창의력 #카이스트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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