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 부대' 한나라당 의원들과 설전정혜원 유모차부대 카페 운영자(왼쪽)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 서울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나와 '아동학대'라고 비난하는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유성호
나는 20개월 36개월된 두 아이의 엄마다. 최근 개인적인 이사문제와 아이 어린이집 문제로 뉴스 시간에나 잠깐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접하고 있다.
13일 뉴스를 보다가 유모차부대 카페회원 정혜원씨에게 한나라당 장제원 (부산 사상구) 의원이 국감장에서 한 말들을 들으며 똑같이 자식 키우는 엄마로서 "세상에 어쩜 저럴 수가…"하고 말문이 막혔다.
장제원 의원은 이날 정혜원 유모차부대 카페 운영자와 설전을 벌였다.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도 자식을 키운다고 했는데 어떻게 정혜원씨를 향해 "아동학대" "빗나간 모정"이라는 말을 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됐다. 너무나 기가 막혀서인지 온 몸이 부르르르 떨렸다.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의 말을 빌리면 유모차에 아기를 태우고 촛불시위 현장에간 부모들은 아동을 학대하는 사람이며, 엄마로서의 자격도 없는 사람이다.
나 또한 아이를 데리고 자의에 의하여 여러번 촛불시위 현장에 갔기 때문에 정혜원씨 일이 남의 일 같지 않았다. 그리고 정혜원 주부가 참고인 자격으로 국감장에 나왔건만 일부 국회의원들이 무슨 죄인 조사하는 것처럼 큰 소리로 윽박지르는 모습을 보며 정말이지 자질이 의심스러웠다.
내가 아동학대하고 엄마 자격도 없는 사람이었나 대부분의 엄마들은 세상 돌아가는 일에 그다지 열성적으로 나서지를 못한다. 일단 아이들과 씨름하고 집안일 하다 보면 시간이 그렇게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인터넷 접속하는 것도 밤늦은 시간이나 아이들 낮잠자는 시간에 잠시 하다 보니 접속을 못하고 지나가는 날도 많다.
그런 엄마들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들의 건강이다. 나 또한 촛불집회 당시 경기도 일산에 살면서도 처음에는 남편과 아이들과 같이 참여했고, 그 다음에는 둘째 아이를 데리고 다녀왔다. 왜냐하면 시간이 흐른 뒤에도 아이들에게 떳떳하고 부끄럽지 않은 엄마가 되고 싶었고 그러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건 촛불을 드는 것 뿐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두 번의 대통령 사과도 있었지만, 촛불 집회가 정리된 후 경찰이나 정부는 촛불을 마치 '좌익 세력에 의해 기획'된 것처럼 몰고 갔다.
정부의 유모차 부대 탄압은 경찰 조사에서부터 시작됐다. 이번 국감에서 서울경찰청장은 유모차 부대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겠다고 했는데 정말 이해하기 힘들다. 경찰은 유모차부대 카페가 그렇게 조직적으로 행동하려면 사전에 무엇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 꺼리를 찾으려고 하나본데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다 알고 있는 대한민국 경찰들과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은 모르는 것 같다.
경찰이 집으로 찾아 와서 남편의 회사와 직책을 운운하며 온갖 겁을 다 주고 갔다는데 집에 있는 아줌마들은 법을 잘 모르니 그렇게 무시하고 겁 주면 다 통한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세상에 아줌마 아니 엄마들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인터넷 어떠한 모임도 오프라인으로 만나려면 사전에 만나는 장소를 공지하고 안내하는 것은 당연하다. 왜냐하면 처음 가입하고 오는 사람들도 많고 안면이 없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사전에 장소를 정하지 않으면 사람 많은 곳에서 찾기란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중 촛불시위에 제대로 와본 사람이 없을테니 경찰이 제공하는 사진자료나 동영상 자료를 보고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지만 대부분의 촛불시위 현장에 가 본 사람들이라면 일부 격하게 행동하는 몇몇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손에 촛불과 글귀가 적힌 종이가 전부라는 것을 알것이다.
의심스러운 대통령의 사과와 경찰 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