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가수 인순이씨를 이해하지만...

순수 예술인이 본 '예술의 전당' 대관 문제

등록 2008.03.06 08:23수정 2008.03.06 08:23
0
원고료로 응원

"이번에 예술의전당 측에 음반 기록, 기간 받았던 표창 등의 목록을 적은 서류를 넣어봤는데 탈락했습니다. 그 기준이 뭔지 저는 궁금합니다. 뉴욕 카네기홀에서도 그 서류를 넣어 통과했어요. 참 섭섭하고 속상합니다. 저도 팬들도 모두 세금을 내는 데 왜 우리의 대표적인 문화홀에서 가요를 즐기지 못하는지요. 내년에도 안 되면 1인 시위라도 할 생각입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국민가수 인순이씨가 언론을 통해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이런 비슷한 인터뷰 내용을 몇 번 접했지요. 제 기억에 스치는 것만 해도 대표적인 국민가수로 손꼽히는 몇 분들이 생각이 납니다. 정말 맞는 얘기입니다. 왜 대표적인 문화 홀인 예술의 전당에서 가요를 즐길 수 없게 했을까요? 저 또한 대중가요를 너무도 사랑하고 특히 가창력있고 호소력 있는 인순이씨의 노래는 더욱 더 좋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수예술(성악)을 하고 있는 저로서는 인순이씨의 말씀에 100% 동의하나, 조금의 양해를 구할 수밖에 없음을 또한 한탄합니다.

 

인순이씨! 조금만 양보해 주시면 안될까요? 예술의 전당이 특별한 사람들만의 공간은 아니나 순수예술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공간입니다. 왜냐구요? 특별히 그 예술공간이 더 훌륭해서 아니면 그곳에서 연주를 하면 더 빛나서라기 보다는 그 공간이라도 없다면 저희는 갈 곳이 없습니다.

 

아시겠지만요 그나마 상업성을 띤다고 할 수 있는 오페라를 예를 들자면, 오페라 공연은 아무곳에서나  올릴 수가 없습니다. 여러가지 조건이 갖추어져야 있어야 공연이 올려지는데 지장이 없는데 그런 조건을 갖추고 있는 극장이 우리나라에는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공연의 특성상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것 이해하시죠?

 

반면에 인순이씨 같은 인지도 있는 국민가수분들은 어느 곳에서나 든든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온갖 장비를 갖춰서 공연할 곳은 예술의 전당 뿐 아니라도 얼마든지 전국에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실내 체육관이나  야외 운동장 등도 여러분들에게는 정말 멋진 콘서트 장으로 활용될 수 있어요. 이런 질문을 하실 수 있으시겠죠? 너희도 그런 곳에서 공연하면 될 거 아냐? 그런데요, 저희는 무조건 적자입니다. 그런 곳에서 공연하면 관객이 대중 가수분들공연 때처럼 차지도 않을 뿐더러 수지 타산을 맞추려면 말도 안되는 티켓값을 받아야 하는데요 이는 현실성이 떨어집니다. 순수예술이 대중예술처럼 상업적으로도 성공할 수만 있다면 저희도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진심으로! 상업의 논리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해서 순수예술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니 이것참 난감합니다.

 

만약, 예술의 전당 같은 곳에서 국민가수 인순이씨의 공연을 받아들인다고 할 경우를 생각해 봐주세요. 가수 인순이씨는 예술의 전당 대관해 줘놓고 왜 나는 안되는 거냐는 항의를 얼마나 받을지. 제 머리속에 스치는 국민가수 조용필, 나훈아, 신승훈, 김건모 등등 정말 많은 가수들이 있는 데 이분들 한번씩만 예술의 전당 대관한다고 보면 1년에 과연 순수예술공연을 몇 편이나 올릴 수 있을지 심히 걱정되고 우려스럽습니다.

 

죄송합니다. 제가 순순예술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 저희 쪽 입장만 말씀드리고 있어서.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좋지만 그리고 충분히 이해하고 동의하지만 먼저 순수예술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알아주고 그 문제점들의 해결책이 마련되기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해 주셨으면 하는 작은 바람으로 이 글을 씁니다.

 

만약, 인순이씨가 이러한 1인 시위를 하신다면 저는 그 옆을 지키겠습니다. 함께 고민하고 동참해서 예술의 전당같은 공간이 우리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말이죠.

 

마지막으로 인순이씨의 노래 거위의 꿈 너무 좋습니다. 제 삶의 희망을 주는 노래예요. 감사합니다 이런 멋진 노래 불러주셔서.

덧붙이는 글 | http://blog.naver.com/azzura72에도 실렸습니다 

2008.03.06 08:23ⓒ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http://blog.naver.com/azzura72에도 실렸습니다 
#<TITLE>부부성악가</TITLE>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어린이집 보냈을 뿐인데... 이런 일 할 줄은 몰랐습니다
  2. 2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3. 3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2천만원 깎아줘도..." 아우디의 눈물, 파산위기로 내몰리는 딜러사와 떠나는 직원들
  4. 4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한강 작가를 두고 일어나는 얼굴 화끈거리는 소동
  5. 5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49명의 남성에게 아내 성폭행 사주한 남편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