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설희씨
안윤학
또한 최씨는 실제 대학가의 민심에 대해 "대선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은 채 '대세가 이 후보이니 그를 뽑자, 부모가 시키는대로 하자'는 분위기이다"고 전했다.
그는 한걸음 더 나아가 "대선에 관심 없는 학우들이 각 후보의 이념·정책을 따지지 않고 이 후보 등 보수 쪽을 택하려는 듯해 안타깝다"고 푸념했다. "대학생답게 서로 토론회를 열고 생각을 나눠보고 싶다"고도 제안했다.
같은 대학의 장아름(여·20)씨도 "청년들이 부패 척결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역행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다음은 고길동씨의 말이다.
"이 후보를 지지한 학생들의 정치적 성향을 존중한다. 하지만 그들이 이 후보를 지지하는 게 진정 우리 사회를 위한 길인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이 후보가 당선되면, 우리는 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돈이 많은 사람이 돈을 더 버는 사회, 특출난 사람만이 더 잘 사는 사회로 갈 듯 한데…."고씨에 대학 민심을 묻자 그는 "모순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학생들에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냐'고 물으면 '깨끗하고 정직한 사람'이라고 답하면서도, 정작 지지 후보를 밝히라면 '이명박' 후보를 꼽는다. 학생들이 정치에 무관심해 이 후보를 둘러싼 의혹을 아는지, 모르는지…."김수연씨도 "주변 대학생 중에는 자신을 '진보 성향'이라고 규정하면서도, 이 후보를 지지하는 것을 보며 '진보와 보수의 개념이 모호해지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씨는 "학생들이 '이 나라의 주인은 나'라고 생각해야 작은 비리 의혹도 가벼이 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깨끗한 사람' 찾으며 MB 찍겠다고?" 각 대학은 현재 기말시험을 앞두고 있다.
이에 기자가 '시험기간 중에 농성을 벌이기가 부담스럽지 않냐'고 묻자 유씨는 "대통령 선거에는 '재수강'이 없다, 앞으로 5년의 미래가 걸린 문제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대선을 맞아 이 사회의 지성이 부패세력에 경종을 울려할 때이다, 대학생이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학생 시국농성단의 이날 활동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제재 탓에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오후께 명동거리에서 '마당 선전전'을 펼칠 때, 선관위 관계자들이 나와 "사실상 특정 후보에 대한 낙선운동으로 선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유인물을 나눠주는 것은 선거법 93조 위반, 피켓을 들고 있는 것은 90조 위반이다"고 지적했다.
이날 활동에 참석한 대학생들은 '주가조작 아니죠, 후보사퇴 맞습니다', '재산은닉 세금포탈 범죄자의 대선출마 웬말이냐' 등이 쓰인 팻말을 들고 한국진보연대에서 제작한 '부패 청산 촉구' 관련 유인물을 시민들에 나눠줬다.
선관위 관계자들의 제지에 대학생 농성단은 유인물과 홍보 게시물을 거둬들였다. 고길동씨는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게 불법인 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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