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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참사 공장 앞 울분 "죽으러 이 땅에 오지 않았다"

지역 각계각층 참사대책위 꾸려... "리튬배터리는 미지의 위험영역, 국가차원 안전관리 필요"

등록 2024.06.26 12:08수정 2024.06.27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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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발생한 화재로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26일 오전 민주노총, 이주노동자노조 등으로 구성된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주노동자는 이 땅에 죽으러 오지 않았습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조합 위원장이 화재 참사로 23명(한국인 6명, 중국인 17명)의 목숨이 사그라진 경기 화성시 아리셀 공장 앞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1990년 네팔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그는 "이주노동자의 안전에 대한 권리, 건강과 생명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며 "한 해 백 명 넘는 이주노동자 사망 문제에 한국 사회, 정부가 답해야 한다"고 했다.

화성 지역 노동·시민·종교·법조·정당 관계자들은 26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를 꾸렸다고 알리며 ▲철저한 진상규명 ▲피해자 권리 보장 ▲지자체의 고위험사업장 안전관리 실시 등을 요구했다.

"중대재해 참사, 철저한 진상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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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발생한 화재로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26일 오전 민주노총, 이주노동자노조 등으로 구성된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연합뉴스

 
우다야 라이 위원장은 "노동자들이 사망한 데는 회사 책임이 크다"며 "안전대책이 마련되어 있고 안전시설이 잘 되어 있고 이 노동자들에게 안전교육, 화재 대피에 대한 훈련이 있었으면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주노동자들이 여러 산업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이 일하는 현장은 아주 열악하고 안전하지 않다. 항상 산업재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며 "정부와 사업주들은 이주노동자의 생명보다 이윤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법제도들이 만들어지고 실시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이주노동자 산재사망률이 내국인 노동자보다 3배 높다. 안전에 대한 규칙을 지키고 이주노동자에게 사전 안전교육을 제대로 하고 위험한 물질에 대한 안전장치를 갖추었으면 이런 무고한 인명 피해를 막을수 있었을 것"이라며 "사업주의 이윤만 보장하기 위한 부실한 법·제도 때문에 이주노동자들이 희생되고 있다. 이제는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에서 "알려진 바에 따르면 아리셀은 원청은 에스코넥이며, 에스코넥은 삼성 SDI의 협력업체"라며 "비용절감을 이유로 위험은 가장 낮은 곳으로, 이주 노동자로, 여성 노동자로 향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리튬배터리는 '신소재가 많이 사용되는 산업이며, 이것은 곧 미지의 위험의 영역'이라는 것"이라며 "리튬배터리를 생산하는 노동자의 유해화학물질 노출로 인한 위험이 존재하고 있으므로, 국가 차원의 안전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올해초 삼성SDI 노동실태조사를 통해 제기된 바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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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발생한 화재로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경기 화성시 일차전지 업체 아리셀 공장에서 26일 오전 민주노총, 이주노동자노조 등으로 구성된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사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묵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아리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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