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집행 정지'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실 앞법원이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의 직무 집행을 본안판결 확정 때까지 정지해야 한다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국민의힘을 상대로 제기한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실 앞이 취재진들로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난 26일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을 상대로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며 다음과 같이 판단했다.
"이 사건 기록과 심문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채무자 국민의힘에 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하여야 할 정도의 '비상상황'이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이 한 문장은 곧바로 국민의힘을 '진짜 비상상황'으로 밀어넣었다. 27일 국민의힘은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새로운 비대위를 세우되 ▲권성동 원내대표는 사태 수습 후 거취를 정하도록 한 반면 ▲8월 13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을 '양두구육'에 빗댄 이준석 대표의 추가징계를 윤리위원회에 촉구하기로 했다. 사실상 '이준석 제명'을 결의한 셈이다.
[친이계] "당이 민주주의도, 법치주의도, 국민도 버렸다"
'친이준석계'는 곧바로 반기를 들었다. 이날 의총 중간에 기자들을 만난 김웅 의원은 "(지도부의 해석은) 판결의 취지 자체에 대해서 완전히 몰락시키는 해석"이라며 "설렁탕 주문을 취소하고선, 공기밥과 깍두기까지 취소한 것은 아니지 않냐고 주장하는 것과 똑같다"고 했다. 그는 28일 페이스북에 민주당이 과거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징계취소소송에서 승소했을 때 법원을 비판했던 기사가 '내로남불'을 비판한 대목을 강조하며 당 상황을 "기출변형"이라고 빗댔다.
하태경 의원 역시 27일 밤 페이스북에서 "반성과 성찰은 하나도 없다"며 "(당이) 법원과 싸우려 하고, 이제 국민과 싸우려 한다. 민주주의도 버리고 법치주의도 버리고 국민도 버렸다"며 "다섯 시간 동안 의총을 열어 토론했는데 결론이 너무 허망하다"고 비판했다. 허은아 의원도 "염치가 실종돼 면목이 없다. 자괴감과 무력함을 느낀다"며 "국민이 지켜보고 계시다. 지금이야말로 국민을 믿고 법의 판단을 존중하고 제 할 일을 할 때"라고 글을 남겼다.
최재형 의원은 페이스북에 "가처분을 둘러싼 문제가 불거진 것은 징계 이후 조용히 지내던 당대표를 무리하게 비대위를 구성해 사실상 해임했기 때문"이라며 "그래도 모든 것이 빈대 때문이라고 하면서 초가삼간 다 타는 줄 모르고 빈대만 잡으려는 당"이라고 토로했다. 김병욱 의원은 "우리 당은 오만과 독선에 중독됐다"며 "준법절차 이행보다 이준석 제명에 더 열을 낸다면 위헌·반민주정당에 더해 '치졸한 꼼수 정당'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