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가 극우 논객 지만원 씨가 5.18 민주화운동의 북한군 개입 근거로 삼은 증거 사진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신나리
"5.18 당시 북한의 개입은 없었습니다."
"당신 우리 편 아니었어? 이 빨갱이 XX가 거짓말을 하고 있네. 내가 니 머리통을 XX한다."
전 월간조선 기자이자 현재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인 이동욱씨가 전두환씨의 장례식장에서 '빨갱이' 취급을 받는 촌극이 벌어졌다.
광주민주화운동을 꾸준히 '광주사태'로 언급해 5.18 단체와 유가족들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받은 인물이기도 한 이씨는 2013년 '조갑제 현대사 강좌'에서 "5·18 당시 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이 소수 선동가에 의해 선동당했다"라고 발언해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후 2019년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의 추천으로 5.18 진상규명조사위원이 된 이씨는 현재까지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24일 서울 신촌세브란스 장례식장에 차려진 전두환씨 빈소를 찾은 이씨는 과거와 조금 다른 태도를 보였다. '광주 사태'라는 표현 대신 '5.18'이라 지칭한 그는 "5.18 희생자들은 누구의 명령이나 선동이 아닌 정의감에 불타 목숨을 걸었던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그는 "언론들이 과하게 5.18 피해자의 편을 든다"며 "피해자들이 모두 진실은 아니다"라고 말해 5.18 희생자들에게 2차 가해를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어 이씨는 일부 보수 유튜버들 앞에서 "우리 사회에는 5.18로 늘 갈등하고 있다. 답답한 건 보수진영"이라며 "이분들이 5.18로 인해 가슴 아파하는 광주 시민들에게 더 아픔을 주고 있다"라고 보수진영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보수 유튜버들 앞에서 사진 한 장을 내보였다. 극우 논객 지만원씨가 5.18 민주화운동의 북한군 개입 근거로 삼으며 '북한 특수군 제1광수'로 언급한 사진이었다. 이씨는 보수 유튜버들에게 "여러분들도 제대로 아실 필요가 있다"라면서 "지만원씨가 사진 속 인물이 북한군이라는 증거라며 밝힌 기관총은 자동소총일 뿐이다. 무전기 역시 분대급 무전기로 우리 군인들이 사용하던 것과 같은 기종"이라고 지씨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씨는 "5.18 희생자분들을 폭도로 몰아세워서는 안 된다"라면서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광주시민들은 폭도가 아니다. 북한군이 주동한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한 보수 유튜버가 "북한이 아니면 김일성 김대중이 주동한 거냐"라면서 이씨의 멱살을 잡으려다 관리자의 제지를 받았다.
동시에 이씨는 '전두환의 업적'을 일부 인정해야 한다며, '살인마 전두환'으로 몰아세워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폈다. 그는 "1980년 5월을 다양한 프레임으로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살인마 전두환이라는 표현도 적절하지 않다. 진실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발포명령을 누가 어떻게 내렸는지 따져볼 여지가 많다"라고 언급했다.
조문객 대신 보수 유튜버로 가득찬 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