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의 상처아기들은 모기에 물리면 마음 아프게도 이렇게 부풀어 오른다.
최원석
활동적인 아기는 밖에 나온 좋은 기분을 표현하려 신나서 팔다리를 움직여 모기를 초청(?)했다. 그날 아기는 종아리에 세 번, 발바닥에만 네 번, 총 일곱 방(?)을 물렸다. 이후 일은 존경해 마지않는 독자분들의 상상 그 이상이리라. 아기는 당연히 잠을 쉽게 이루지 못했고 그날 다크서클을 한껏 장착한 채로 부부는 하루를 보내야만 했다.
아내가 모기 퇴치법을 검색한 건 그 이후의 일이었을 게다. 근데 알고리즘에 뜰 정도로 많이 찾아보았고 그만큼 많은 내용이 올라와 있다고? 모기 퇴치법이라... 뭐 별다른 게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아기들이 집과 주변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많은 엄마들이 이 고민으로 인해 유튜브에 검색을 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오랫동안 아내가 보았을 영상에서 아내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결론은 먼저 초음파로 모기를 내쫓는 첨단의 제품을 구매했다. 이 제품은 집안에서 아기가 움직이는 공간마다 옮겨서 사용할 수 있었고 아기가 외부로 외출하거나 움직일 때도 유모차나 가방 등에 넣어서 함께 이동이 가능했다. 실제로 아기들이 집안에 생활하면서 노출되는 환경들 중 비단 모기 문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통제가 된 상황에서 통제가 되지 않는 상황으로 나아가는 아기의 상황이라면 결이 다르다. 그래서 아기에게 맞춘 제품의 사용기를 유튜브로 보고 구매했는데 옷에 붙이면 24간을 모기에서 탈출시켜주는 1회용 스티커와 아기와 엄마가 커플로 착용할 수 있는 팔찌와 발찌도 구매했다. 아기 대신 모기를 유혹(?) 할 모기를 유인할 수 있는 향도 아내의 선택을 받았다. 혹시 몰라 아기에게 발라 주면 아기를 모기가 물지 못하는 일명 '모기 연고'도 구매했다.
아내는 일련의 이 제품들을 구매하면서 유튜브 동영상을 많이 참고했다고 했다. 우리 아기는 모기에 대한 알레르기는 없는 듯해서 다행이지만 맘 카페나 유튜브에서 본 사연 중에는 일명 '모기 침 알레르기'가 있는 아기의 엄마들의 사연이 많다고. 한번 물리면 너무 많이 부어오르는 아기에 대한 걱정이 어마어마하다고 했다.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알아낸, 모기로부터 아기를 지켜주고 싶은 아내의 고민이 쓰라리고 서글프다. 다행히도 아기는 모기와의 전쟁에서 지금까지는 선방하고 있는 듯하다. 아기 전용 모기 연고로 영광의 상처는 호전되고 있고 더 이상 여러 방(?)의 수혈은 없었으니 말이다.
아기를 키우는 호우시절이 과연 있을까? 필자는 마지막으로 물음을 던진다. 어떤 시기이든 아기를 육아하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특별한 시기인 만큼 특별하게 사랑해 주고 싶은 부모의 마음. 알고리즘 너머로 그 사랑을 본다.
혹시 모기가 이 글을 보고 있다면 아기는 되도록 건들지 마라라고 꼭 전하고 싶다.부족한 만큼 사랑하리라. 필자 부부의 다짐처럼 비로소 코로나 시대, 이 시대의 어두운 단면까지 사랑으로 채우려고 노력하고 계실 모든 부모님들께 위로와 응원, 그리고 격려,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오랫동안 자영업자님들을 컨설팅하며 요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재는 콘텐츠 디자이너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이와 관련한 분야의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