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모닝을 실천하는 동안 엄마 잔소리에도 매일 건너뛰던 아침 침대 정리도 했다.
최한슬
일주일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기적 같은 아침을 맞이해 보려고 노력했다. 쉽다면 쉽고, 어렵다면 어려웠다. 눈을 뜨고 몸을 일으키면 절반은 성공이다. 칠흑 같은 어둠에 익숙해지면 나만의 시간이 찾아온다.
거의 간증하듯 미라클 모닝의 효과를 열거한 것 같지만, 그럼에도 미라클 모닝이 한밤의 시간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에겐 여전히 홀로 있는 밤의 시간이 소중하다. 내 방 창문 밖으로 보이는 밤하늘의 달을 포기할 수 없고, 나의 상상력과 창조력은 여전히 하루 일과를 마친 깊은 밤 중 샘솟는다. 늘 그렇듯 아침보단 밤이 좋고, 이른 기상 시간에도 영 적응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새벽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힘이 있다. 미라클 모닝 체험이 그동안 몰랐던 새벽을 돌려준 듯하다. 새벽 시간의 높은 밀도는 완전한 집중과 몰입을 돕고, 그 시간 홀로 깨어 있는 즐거움이 꽤 크다는 걸 알려줬다. 늘 피곤하기만 하던 아침이 활기차게 변하니 하루가 달라진 느낌이다.
아침의 고요함은 깊은 밤의 침묵과는 그 결이 다르다. 아득한 밤의 시간이 사람을 진한 감수성의 바다에 빠져들게 한다면, 고요한 새벽 시간은 차가운 이성을 깨운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아니라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인 탓인지 잡다한 생각에 빠져들기보단 당장 눈앞에 있는 오늘의 일과에 초점이 맞춰진다.
단순한 자기 계발의 의미를 넘어, 평화롭고 조용한 새벽에 따뜻한 차 한 잔으로 몸과 정신을 깨우고 나 자신에게 온전히 빠져들 시간이 바쁜 현대인에게 무척이나 필요할지도 모른다. 전날의 근심을 씻어내고, 다시 또 하루를 시작하기 전 잠시 생각을 비워내는 시간 말이다.
근 며칠간 왜 그토록 많은 이들이 부지런히 아침 시간을 이용하려 하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권했는지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새벽의 어스름과 맑은 정신이 만나 강한 시너지를 발휘한다.
아무도 깨지 않은 새벽, 무언가 대단한 것을 하지 않더라도 그냥 한 번 일어나 조용히 나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미라클 모닝을 실천한다고 기적처럼 멋진 일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와의 약속을 지킨 아침으로 시작하는 그날만큼은 마치 기적 같은 하루가 될지도 모르겠다.
추신. 당연한 말이지만, 미라클 모닝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다. 잠을 줄이는 것이 아니고 이른 아침 일어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니까. 일찍 자지도 않고 시간 맞춰 일어나기만 하려고 욕심을 부리다 이른 기상도 실패, 깊은 수면도 실패하는 불상사가 생기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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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새벽에... 3일째 '개 소리' 들으며 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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