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4월 27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기에 앞서 참석자들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료인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덕분에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다. 덕분에 챌린지는 인스타그램 등 SNS에 '존경'과 '자부심'을 뜻하는 수어 동작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고 '#덕분에캠페인', '#덕분에챌린지', '#의료진덕분에' 등 3개의 해시태그를 붙이는 국민 참여 캠페인이다.
연합뉴스
한국 존재감 무시
참의원 예산위원회가 열린 지난달 29일 다수의 한국 언론은 아베 총리가 야당에 답변하던 중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한국과 협력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는 "(한국과) 정보를 나누고 경험을 교류하는 것은 일본의 대응에도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고 30일 <연합뉴스>도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한국과 계속 협력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 후 많은 언론이 뒤이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분명 한국 언론과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소재였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이 발언은 얼마나 비중 있는 발언이었을까.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나온 아베 총리의 '한국과의 협력 희망' 발언은 한국 언론의 대대적 관심과 달리 이날 질의응답 과정에서 핵심 주제가 아니었다. 일본 언론도 아베 총리의 이 발언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한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일본 정부의 논제에서 비켜나 있었다.
한국의 코로나19 방역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PCR(중합효소연쇄반응) 검사가 방역의 핵심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던 지난 3월, 일본 정계 핵심부에서는 "한국의 방식에 대해서 비판도 나온다"든가 "한국 키트의 정밀도가 나쁘다"는 말들이 연이어 나왔다. 3월 중순 한국과 일본의 신규 확진자 수가 역전될 무렵 기자회견에 나선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드라이브 스루를 포함한 한국의 대응 방식에 대한 질문에 "각국의 검사 실시 방법에 대해 코멘트를 삼가겠다"고만 답변했다. 심지어 4월 7일, 일본이 6개 현 긴급사태를 선포한 후에도 일본 정부 내부에서는 "한국과 같은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검사는 하지 않는다"는 원칙만 반복됐다.
코로나19에 대한 한일 협력 또는 지원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의 이상할 정도로 완강한 거부 반응은 그 성사 여부에 대한 한국 사회의 관심과 묘한 대비를 이룬다. 지난 3월 27일은 한국과 일본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교차한 날이다. 이날의 한국 확진자 수는 91명, 일본의 확진자 수는 116명. 그날까지 한 달간 한국의 신규 확진자 발생 추이를 그래프로 보면 거꾸로 뒤집은 U자 모양을 이루고 있고 그날 이후 한 달간 일본의 확진자 변화 추이를 봐도 역시 비슷한 형상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