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추이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숫자 40 - 한국과 미국의 차이
두 사례를 보면 의아해질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신규 확진자, 미국의 경우 누적 확진자의 추이가 기술돼 있다. 큰 이유는 없고, 사실관계도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단지 필자의 눈에 40이라는 숫자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8~9일 사이 한국의 신규 확진자는 40 아래로, 미국의 누적 확진자는 40만 위로 올라갔다는 사실이 상징적으로 보였다.
물론 필연적 인과관계 없는 비교설정일 수 있지만 공교롭게 한국과 미국은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일마저 같다. 지난 1월 20일, 하루 전날 중국 우한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30대 중국인 여성이 코로나19 감염자로 확인되면서 한국의 첫 사례로 기록됐다. 미국은 6일 전 중국 우한시에서 시애틀터코마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워싱턴주 거주자 30대 남성이 20일, 미국내 첫 감염자로 확인되면서 역시 미국 방역당국에 의해 1호 확진자로 기록됐다.
한국시간으로 4월 9일 15시 기준 한국은 신규 확진자 39명, 누적 확진자 10,423명을 기록 중이고 미국에는 신규 확진자 32,110명, 누적 확진자 434,581명이 보고돼 있다. 신규 확진자 수는 미국이 한국의 823배, 누적 확진자수는 41배로 많은 결과다. 두 나라의 인구가 다르지만 100만명 당 누적 확진자 수를 비교해도 한국은 203명, 미국은 1313명. 역시 미국이 한국의 6.4배나 된다. 동시에 감염되기 시작한 두 나라에서 두 달 반 사이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피해가 전지구를 뒤덮고 있지만 위기의 기승전결이 시간상으로 꼭 일치하지는 않는다. 중국의 위기가 가장 먼저 왔고, 그 뒤를 한국이, 다시 유럽이, 이제는 일본이 뒤따르는 형국이다. 앞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전반적 연구가 차분히 그리고 샅샅이 이뤄져야겠지만 시간차를 두고 벌어지는 각국의 감염 상황, 검역 실태, 결과와 영향 등을 정확히 비교하려면 고려해야 할 변수들이 많다. 요컨대 같은 전염병이라도 창궐시기가 다르다면 두 지역의 단순비교는 쉽지 않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유사한 시기 같은 전염병이 다른 두 지역에서 발생, 그 진행과정이 상이하게 전개될 경우, 그것은 좋은 비교 사례가 될 수도 있다. 필자가 한국과 미국의 사례에 관심을 보인 것은 바로 그 이유 때문이다. 두 나라는 거의 같은 시기에 같은 조건으로 첫 감염자를 맞았다. 날짜도 같고, 경로도 같다. 하지만 두 달여 후 두 나라의 피해규모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져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전략과 관련해 한국과 미국이 대표적인 비교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