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도지사 양승조)가 29일 부터 해외에서 입국하는 모든 도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무료 진단 검사를 시작했다. 반면 도내 시군보건소에서는 업무 공백을 우려하며 관련 정책 결정에 앞서 현장의 의견을 들어 달라고 지적하고 있다.
심규상
충남도(도지사 양승조)가 미국 등 해외에서 입국하는 모든 도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무료 진단 검사를 통한 전수검사를 시작했다. 일선 시군보건소에서는 1차 고위험군인 해외입국자 대상으로 집중 전수 검사를 실시하기 전에, 일단 현재 진행 중인 도내 집단시설 종사자 1만 3802명 전수검사 계획을 보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의료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우선순위 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충남도는 28일 오후 5시 20분께 도민들에게 보낸 재난 문자를 통해 입국자에 대한 무료 진단검사를 실시한다고 안내했다. '지난 27일 이후 해외에서 입국한 도내 주소지를 둔 모든 도민에게 코로나19 무료검사를 한다'(입국 후 3일 이내)는 게 골자다. 특히 해외입국자 중 지난 13일부터 26일까지 미국 또는 유럽에서 입국한 도민에 대해서는 내달 1일까지 무료 검사를 한다고 안내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유럽발 입국자 중 유증상자는 공항 검역소 격리시설에서 검사를 받는다. 내국인 무증상자는 우선 귀가한 뒤 사흘 안에 관할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아야 하며 정해진 격리 기간을 준수해야 한다. 미국발 입국자의 경우 검사 의무 규정은 없지만 증상 유무와 상관없이 14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한다.
충남도는 정부 방침보다 한 발 더 나아가 모든 해외입국자에 대한 코로나19 무료검사 계획을 밝힌 것이다. 도는 최근 전국에서 해외 유입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어 해외입국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위해 무료검사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해외입국자 무료검사 방침, 재난 문자보다 늦게 보건소에 전달
하지만 이 같은 정책이 도내 시군보건소에 전달된 것은 28일 오후 7시께다. 도민들에게 재난 문자로 무료검사 계획을 알린 뒤 시군보건소에는 두 시간여 늦게 공지한 것이다. 이 때문에 문자 안내를 받은 도민들의 문의가 폭주했지만 시군 보건소에서는 내용을 알 수 없어 혼선을 빚기도 했다.
일부 시군보건소 의료진들은 1차 고위험군인 해외입국자에 대한 전수검사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도내 요양병원 등 집단시설에 종사자 1만 3802명 대상 무료 전수검사를 일단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효과적인 방역을 위해서는 무료 검사 대상을 '도내 주소지를 둔 입국자'에서 '도내 거주 입국자'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충남도가 현장 상황에 대한 판단과 의견 수렴 없이 다른 시도와 경쟁하듯 무료 전수검사 정책이 이어져 일선 보건소의 업무 부담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충남도는 지난 24일 도내 15개 시군 보건소에 긴급 공문을 보내 내달 16일까지 23일간 도내 372곳의 요양병원과 정신병원, 장애인 생활 시설 등 집단시설에 종사하는 종사자 1만 3802명에 대해 시설을 방문, 코로나19 무료 전수검사를 받으라고 지시했다.
이를 놓고 일선 보건소에서는 현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계획으로 업무 공백을 초래했다고 반발한 바 있다(관련 기사:
[충남] 집단시설 전체 코로나 검사... 시군 보건소 "의료공백" 반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