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공단 이주노동자들이 22일 오후 성서공단노조가 나눠주는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조정훈
차민다(40·스리랑카) 성서공단노조 부위원장은 "마스크를 구하기 어렵고 어디서 구해야 하는지도 몰라 두려움에 귀국한 친구들도 많다"면서 "특히 미등록 이주노동자들과 한국말을 잘 못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이 두려워 한다"고 말했다.
차민다씨는 "우리도 피부색이나 나라, 종교에 차별받지 않고 사람답게 살고 싶어 한국에 온 사람들"이라며 "이주노동자들도 누구나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 우리에게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용철 성서공단노조 상담소장은 "코로나19 때문에 마스크를 구하지 못해 불안에 떨고 있는 이주노동자들이 상당히 많다"면서 "한국 사람들도 마스크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장에서는 이들에게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보험에 가입되지 않거나 미등록 이주노동자는 여전히 마스크를 살 길이 없다"며 "국가인권위원회가 시정하라는 권고안을 내렸는데도 2주 동안 바뀐 게 없다. 이주노동자들은 방역의 우선순위에서도 밀려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겨울용 면 마스크를 쓰거나 회사에서 주는 산업용 방진마스크 이상 구할 방법이 없다"며 "장애인이나 노인처럼 사업주가 마스크를 대리 구매해 나눠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일부 공장에서는 회사 정문 입구에 CCTV를 설치하고 이주노동자들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하거나 기숙사에만 있도록 해 집단 감염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공장 밖으로 나오는 이주노동자들은 비닐장갑을 끼기도 하고 마스크를 3개 포개어 착용하고 나온다는 것이다.
대구 시민단체 이주노동자 건강권 보장 촉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