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무기한 폐쇄된 프랑스 파리 에펠탑.
연합뉴스/EPA
[기사 수정: 19일 오후 7시 15분]
2월 중순, 1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완치되고, 확진자 제로를 선언한 지 불과 열흘이 지나지 않아, 프랑스는 이탈리아에서부터 밀어닥치기 시작한 거대한 파도를 마주했다. 그 실체가 또렷히 잡히지 않던 코로나19 시즌1이 끝나고,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시즌2의 서막이 3월부터 열렸다. 2월 29일 확진자 100명을 기록한 후 3월 18일(현지시각) 현재, 7730명의 확진자와 175명의 사망자가 나온 프랑스는 대대적인 코로나와의 전쟁에 돌입했다.
3월 12일 탁아소부터 대학까지 모든 보육, 교육기관의 휴교를 선언한 데 이어 3월 14일엔 다음날부터 레스토랑, 까페(테이크아웃, 배달 영업은 가능)를 비롯한 대부분의 상업시설을 폐쇄하고 100인 이상의 회합 금지가 결정되었다. 이틀 뒤인 3월 17일엔 마침내 프랑스 전역에 통행제한 조치가 취해지기에 이르렀다.
불과 닷새 동안, 세 번에 걸쳐 대통령과 총리가 번갈아 등장하며 긴급 조치를 한단계씩 상향시킨 셈이다. 3월 16일 텔레비전에 등장하여 이탈리아, 스페인에 이은 통행제한 조치를 발표한 마크롱 대통령은 "이것은 전쟁입니다"를 다섯 번 반복하며, 모든 시민들이 각별한 긴장감으로 이 전쟁에서 최소한의 피해만 남기고 최대한 빨리 끝날 수 있도록 협력을 당부했다.
강행된 지자체 선거, 최악의 투표율
이 비장한 선언 전날엔 아이러니하게도 지자체 선거가 치러졌다. 프랑스인들의 영혼이랄 수 있는 까페를 전격 폐쇄시키면서도 유권자 모두의 참여를 요구하는 투표는 연기하지 않는 정부의 선택은 일관성을 상실하고 있었다. 시민들은 기록적으로 낮은 투표율(46.5%)로 화답했고, 정부는 유난히 좋았던 햇볕을 즐기러 공원에 나선 인파들을 나무랐다.
예정대로라면, 3월 22일 2차 결선투표를 통해 최종 승자가 가려지지만, 주말 사이 급변한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판단과 끔찍하게 낮은 투표율은 결선투표를 무기한 연기시켰다. 1차 투표만의 결과를 놓고 보면, 집권당 LREM(레퓌블리크 앙마르슈, 전진하는 공화국)은 최악의 성적을 거두었다. 현 집권세력에 대한 불신과, 지역에 뿌리내리지 못한 신생 집권당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결과였다.
대도시 가운데 집권당이 1위를 차지한 곳은 르아브르 한 곳뿐. 대부분의 지역에서 LREM의 후보는 3위나 4위에 그쳤다. 전국적으로 고루 선전한 당은 사회당과 녹색당이었다. 파리의 경우, 사회당의 안 이달고 현 시장이 압도적 1위를 점하며 안정적인 2선을 기대하게 했다.
이달고 시장은 임기중 자전거 전용도로와 녹지를 확대하고, 과감한 차량 통행 제한으로 환경시장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또 이번 선거 공약에서는 주차공간 6만 개를 없애고, 임대주택, 차없는 거리를 확대함으로써 '녹색 파리'를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물론 파리 시민들은 그녀의 지난 임기 내내 자전거 전용도로를 확대하느라 공사 중인 도로를 달리며 불평했다. 그러나 그녀는 여론조사에서 늘 지지율 1위를 기록해 사랑받진 못해도, 신임받는 시장으로 불리곤 했다.
릴, 낭트 등의 도시에서도 사회당은 1위를 점했고, 마르세이유에선 좌파연합이 승리했다. 리옹, 스트라스부르그, 렌느, 그르노블, 브장송에선 녹색당이 1위에 올라섰다.
통행 제한 첫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