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인데도 손님이라곤 없는 경주 광명동 S한우암소숯불집 식당 내부 모습
한정환
경주는 관광업이 주된 산업이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타격은 크다. 관광객이 감소하면 관광지의 식당이나 카페 손님도 줄어든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상인들의 몫이 된다. 시내 곳곳에는 문을 닫은 영업점이 많으며, 설령 문을 열고 있어도 손님이 없다.
경주는 관광도시이면서 축산도시라 할 만큼 가축 사육 비중이 꽤 높다. 소 사육으로 전국 1, 2위를 다투고 있을 정도다. 경주를 찾는 많은 관광객은 유적지와 더불어 시내 한우 식당을 찾는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여파로 이들도 대체로 휴업에 들어갔다.
13일 영업 중인 한 고깃집(경주시 광명동)을 방문했다. 이곳은 지난 2월 24일부터 3월 8일까지 2주간 휴업 후 다시 가게 문을 열었다. 평소 같으면 손님들로 꽉 차 있어야 할 점심시간이었지만 가게 안은 텅텅 비어 있었다.
가게 주인인 전아무개씨(43)는 "지난 9일부터 영업을 다시 개시했지만 여전히 사람이 안 온다"라며 "평소보다 손님이 90% 정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하는 수없이 같이 일하던 직원 1명에게 그만 나와 달라고 통보해야만 했다"고 털어놨다.
착한 임대인 운동... 100% 전액 감면하기도
경주중심상가연합회는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점포들을 위해 '착한 임대인 운동'을 진행 중이다. 경주 시내 주요 거리에는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자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건물 임대인 26명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으며, 점포 임차인 34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운동 방식은 월세 20% 인하에서 100% 감면까지 다양하다고.
경주시 동성로에서 점포 2개를 임대하고 있는 건물주 손아무개씨는 코로나19가 퇴치될 때까지 월세를 100% 전액 감면하기로 했다. 건물 입구에는 선행을 알리는 안내문 하나 없다. 정용하 경주중심상가연합회 회장은 "국가적인 대재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임대인 모두 조용히 동참하고 있다"라며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건물주들이 부담스러워한다"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국내외 상황으로 경기가 한 번 침체되면 정상화하기까지 경험상 보통 2~3개월이 필요하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로 코로나19가 한 달 넘게 이어지자 경주중심상가연합회 회원 중에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긴급경영자금 대출을 받는 사람들도 꽤 있다고 한다.
그는 "서류 제출 시 결격사유가 없으면 최대한 빨리 긴급경영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급 절차를 간소화해줬으면 좋겠다"라며 "현재 '대출 기간 5년'을 '3년 거치 5년 분할 상환' 등으로 최대한 늦춰 주면 경영난 극복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