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상남동사무소 옆 한 가게에 붙은 안내문.
윤성효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자며 나선 사람들이 많다. 특히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어려움에 처한 가운데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창원시의회 맞은편 상가에 일부 임대인들이 '동참' 의사를 밝혀 관심을 끈다. 적게는 몇 십만원부터 몇 백만원씩의 월세를 받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가게 하나를 임대한 홍정표(꾸이점빵) 사장은 1월 임대료 350만원을 받지 않겠다고 했고, 앞으로 몇 개월 더 지켜보고서 인하할 생각도 갖고 있다고 했다.
홍 사장은 전화통화에서 "임대인과 임차인이 같이 공생해야죠. 이 사태가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고통 분담하자는 차원에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며칠 전 한은정 창원시의원을 만났더니 요즘 가게들이 힘들다면서 안내를 해주기도 했다"며 "임차인한테 도와드릴 게 뭐 없을까 고민하다 그렇게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임대료 절반만 달라는 연락을 받은 임차인도 있다. 창원시의회 맞은편 이준호 사장(청우참치)은 "매월 말에 임대료를 주어 왔는데, 임대인이 연락이 와서 '요즘 상황이 많이 안 좋제'라고 하더라. 집사람이 돈관리를 해서 이 달 임대료를 준 줄 알았는데 아직 못 준 모양이더라"고 했다.
이어 "임대인이 이달 임대료가 안 들어왔다고 하면서 '어려우니까 같이 나누자'고 하더라. 4월까지 반만 넣어 달라고 하더라"며 "지난 해 말부터 월 70만원 임대료를 내왔는데 절반만 내도 된다. 먼저 전화가 와서 그렇게 말씀을 해주니까 엄청나게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말 힘들다. 지난 주 창원에 확진자가 나오면서 더 그렇다"며 "이번 주 사나흘 동안 손님 한 명도 받지 못했고, 어제 저녁에 겨우 두세 팀을 받았다. 빨리 이 사태가 종식되었으면 한다"고 했다.
임대료를 인하하는 건물주들도 늘어나고 있다. 창원 도계부부시장의 한 건물주는 4개 상가 세입자들에게 연락해 두 달간 임대료를 20% 인하하기로 했고, 김해 진례면에 상가건물을 갖고 있는 한 건물주는 두 달 간 식당의 임대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코로나19에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을 응원하거나 식재표 팔아주기 캠페인이 SNS에서 벌어지고 있다. 7만명이 구독하는 페이스북 <창원먹북>에는 '식재료 팔아주기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다.
이 페이스북에서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식당을 소개하고 남은 재료나 식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포장 판매한다고 알려주는 것이다.
백영선(포유 클라워 케이크) 사장은 28일 오후 창원 자비사 청소년쉼터에 직접 만든 '수제 도우넛' 6상자를 전달했다.
백 사장은 "자비사 쉼터에 아이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오래 전부터 듣고, 언젠가는 직접 빵을 만들어 전달하고 싶었다.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가게 손님도 줄었고, 행사가 취소되면서 빵 주문이 없어, 시간적인 여유가 나서 평소에 마음 먹었던 걸 이번 기회에 해보고 싶었다. 힘든 시간을 나름 의미있게 보낸 거 같다"고 했다.
한은정 창원시의원은 "'착한 임대인'은 정부가 소득이나 금액 관계없이 임대료를 인하한 임대인은 소득세와 법인세 감면해준다고 한다"며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주변 사람과 함께 나누는 우리의 따듯한 정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자주 가거나 아는 사람들한테 '착한 임대인 운동'을 소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창원 상남동사무소 옆 한 식당 주인은 "고객님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하여 부득이 3월 1일까지 휴무키로 한다"며 "경제가 힘든 상황에 이런 어려움까지 닥쳐 더 힘들지만 하루 속히 코로나19가 소멸되길 바란다. 주변이 같은 처지다. 다들 힘내히고 이 어려움을 슬기롭게 꼭 이겨내자"고 쓴 안내문을 붙여 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