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바보주막에 걸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
김종훈
"일베도 와서 인증을 하고 가더라고요. '노빠들의 성지, 그래도 막걸리는 맛있네' 이렇게 말하면서요."
2015년부터 서울 관악구 신림동 '관악바보주막'을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하는 최우선 좋은바람협동조합 이사가 지난 20일 오후 건넨 말이다. 최 이사는 "가끔씩 극우사이트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를 하는 친구들이 찾아와 봉하막걸리를 마시고 인증하고 간다"면서 "와서 해코지를 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몰래 낙서를 하거나 일베에 이상한 글을 올리곤 한다"라고 덧붙였다.
<오마이뉴스>가 일베 사이트에 확인해 보니, 일베 이용자들은 관악바보주막을 비롯해 부산과 김해, 대구, 고양 등에 위치한 '바보주막'을 찾아 일베 손가락 등을 표시한 사진을 찍는 등 인증 게시물을 수차례 남겼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일베 이용자들은 온라인에서 모욕적인 행동을 이어왔지만 오프라인까지 발전시키지 못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최 이사는 "바보주막을 온 일베가 노무현 대통령이 강조한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적인 힘'을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일베 유저들이 쓴 게시물에는 "마지막은 손 인증을 남긴다, 노사모들한테 맞을까봐 허겁지겁 찍었다"라는 것도 있었다.
2014년 3월, 130명의 조합원이 모여 관악바보주막을 창립한 이래 지난 5년 2개월 동안 667명의 조합원이 모였다. 이들은 유례없는 '주막'이란 이름을 건 시민들의 모임을 만들었고, 여타의 시민단체처럼 활동하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노무현 대통령 10주기를 앞둔 지난 20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위치한 관악바보주막을 찾아 주막에 얽힌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주막, 민주주의 학습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