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종-최종구, 개성공단 놓고 '도돌이표' 문답

[국감2018-정무위] 야당 의원 공세에 금융위원장 "여건 갖춰져야 은행 진출"

등록 2018.10.26 15:08수정 2018.10.2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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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출석한 최종구 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감 출석한 최종구 위원장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남소연
 
"(한국-미국) 군사협정에 미국이 반대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도 (미국이 반대하는 와중에) 열릴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국내은행 진출을) 허가할 겁니까?"(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 
"개성공단이 재가동된다면 그만한 여건이 국내에 갖춰진다는 것이고..."(최종구 금융위원장)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성일종 의원이 이 같이 질문하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황당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만약 미국이 개성공단 재개에 반대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이를 진행하게 된다면 금융당국에서 국내은행들의 북한 진출을 허가할 것인지를 성 의원이 캐물었기 때문. 

성 의원은 "개성공단이 열릴 경우 국내은행들이 들어가지 않으면 (기업들의 경영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개성공단이 만약 재개된다면 은행들도 (개성에) 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은행들 북한 간다면 여건 갖춰진 뒤 이뤄지는 것"

그러자 대뜸 성 의원은 "(은행들의 북한 진출에 대해) 인허가를 해 줄 것인가"라고 물었고, 최 위원장은 "지금 말씀 드리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에 성 의원이 "당국이 예측해야 한다"고 채근하자 최 위원장은 "개성공단이 재가동된다면 그만한 여건이 갖춰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아래와 같이 논쟁했다.  

성 의원: 여건이 안 갖춰지는데 정부가 개성공단을 연다고 (가정하면)...
최 위원장: 여건이 안 갖춰지면 (개성공단 재개가 어렵다)...
성 의원: 정부가 (개성공단을) 허가하고 기업이 들어간다면 금융당국은...
최 위원장: 여건이 갖춰져야 은행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성 의원: 어떤 가능성이든 열고 봐야죠. 애매모호하게 넘어가면 안 됩니다. 위원장은 A안, B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에 최 위원장은 같은 대답을 반복했다. 그는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은행들이 다시 북한 어떤 지역 안에서 활동을 재개한다면 여건이 갖춰진 이후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미국서 우리나라나 외국은행 수 차례 점검"

또 성 의원은 앞서 미국 재무부가 우리 정부 쪽을 거치지 않고 국내은행들과 직접 전화통화를 했다며 금융당국의 대응이 미숙했다고 질타했다. 지난 9월 20~21일 미 재무부 쪽에서 우리나라 7개 은행에 직접 전화해 미 대북제재 내용을 상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성 의원이 "(이 일을) 언제 보고 받았나"라고 묻자, 최 위원장은 "미 재무부로부터 (국내은행들에 연락을) 하기 전에 그렇게 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답했다. 성 의원은 "한국 정부에 연락이 오고, (당국이) 은행들에 연락을 했나"라고 물었고, 최 위원장은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자 성 의원은 "이에 대해 대책회의를 열었나, 왜 이런 요청을 했는지 분석했나"라고 추궁했다. 최 위원장은 "어떤 의도로 전화를 하겠다는 연락을 받았고, 사전 대책회의를 할 일은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전에도 미국 자금세탁방지국이 우리나라 은행을 포함해 외국 은행들에 수차례 점검이나 요청을 한 일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성 의원은 "미국이 우리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 것 같다"며 "왜 한국 정부에 얘기해도 되는 것을 은행들에 직접 전화했나"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정부를 못 믿으니 직접 통제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고 강조했다. 또 성 의원은 "(당국이 개성공단 관련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종구 #개성공단 #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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