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의 숲겨레의 숲이 북한지역 양묘장에서 생산된 묘목을 인근 지역에 조림하고 있다.
겨레의 숲
- 겨레의 숲이 중점을 두고 활동한 건 무엇인가?
"북한에 양묘장을 만들었다. 8곳 정도 현대화하는 작업을 했다. 11ha의 면적인데, 1곳의 양묘장에서 약 150만 그루의 묘목을 생산할 수 있다. 양묘장 현대화라는 건 전통적인 방식이 아닌 방법을 전수하는 거다. 전통 방식이라면 땅에 씨앗을 뿌리고 키워내는데 그 과정이 100가지 이상이다. 토양만 해도 병해충 바이러스가 있기 마련이니까 살충제를 뿌려서 토양을 정화할 필요도 있고. 종자를 발화시키는 데 필요한 것도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수백 가지의 기술이 필요하다.
현대화 방식은 이런 과정을 줄인 거다. 전통으로 하기에는 돈, 시간이 많이 필요하니까. 비닐하우스를 지어서 생육환경 만들어주는 거지. 균, 병에 자유로운 환경 만들어주는 게 현대화 시스템이다. 당시 북한에서도 반응이 좋았다. 순안 지역에 중앙 양묘장 현대화를 하고 2009년 10월에 다시 갔는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여기를 왔다간 거다. '새로운 나무목 기르는 방법을 적극 받아들이자' 이렇게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북한이 우리 방식을 인정했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
"우리나라도 산림화 반세기 걸려... 시간 필요하다는 사실 인정해야"
- 북측이 겨레의 숲 측에 가장 원했던 것은 무엇인가.
"두 가지 정도다. 필요한 물자를 달라는 것. 일단 종자다. 그런데 북측이 원하는 종자의 수가 몇십 톤, 몇백 톤 정도다. 황폐해진 것을 다 복원시킬 수준인 거지. 그건 NGO 단체인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리고 비료, 농약 달라는 거다. 기존 산림이 병해충 피해를 받았다면, 약이 필요하잖아. 약뿐만 아니라 약을 뿌릴 수 있는 분무기나 도구, 시설 자재들도 원했고."
- 그럼 그 중의 얼마나 제공했나.
"북한은 일단 최대한 요구하는 거다. 이게 나쁘다는 게 아니다. 북측에서는 필요한 게 많으니까 그럴 수밖에 없고,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수준에서만 제공한 거다. 북측이 요구한 것의 십 분의 일 정도 되려나. 대신 우리는 설득, 설명을 많이 했다. 지원하고 싶어도 그만큼 할 수 없는 상황을 설명했다."
- 2012년 4월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정권 10년 내 수림화 달성'을 말했고, 최근 김일성종합대학 내 산림과학대학을 설치하기도 했다. 북한에서 산림복구 강조하고 있는 분위기다.
"맞다. 북한은 산림녹화가 시급하고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악순환을 겪어보고 인정한 거다. 우리가 임농복합경영이라고 한창 산림화를 진행할 때 북한은 개간사업을 했다. 식량이 부족하니까 산을 밭으로 경작했는데, 결국 30~40년 후인 지금 북한의 방식이 실패했다는 게 드러났지 않나. 북도 그것을 알기 때문에 지금 산림화에 집중하고 있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