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방에서 싸움이 붙다. 일러스트: 김하늘 에디터
미디어눈
☞ [프롤로그 보셨나요? 아직 안보셨다면 여기 클릭!] 탈북청년들의 진짜 이야기, 시작합니다
"야 이 새끼야! 왜 남의 나라에 와서 사람을 패!"
남의 나라? 이 경찰관이 미쳤나!
"이 씨X, 이것 봐라! 내가 어느 나라 사람이냐!"
나도 모르게 욕이 나와 버렸다.
문제의 발단은 가양동 피시방에서 시작했다. 팔뚝에 시커먼 문신을 한 건장한 세 남자가 피시방에 들어왔다.
"야 나와 새끼야!"
세 남자는 갑자기 내 자리로 오더니 시비를 걸었다. 셋이 나란히 앉겠다고 비키라는 것이다.
"뭐야 이 새끼들은."
쳐다보지도 않고 대꾸했다.
"가양동의 왕ㅇㅇ라고 못 들어봤냐?"라고 해서 "그걸 내가 왜 알아야 되냐"라고 받아쳤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내 말투를 가지고 시비다.
"야 이 새끼 말투가 왜 이래? 너 조선족 아니야?"
하… 이것들 봐라.
"나와 새끼들아!"
서울 가양동 피씨방에서 싸운 날
의자를 들어 한 놈을 치고 나머지에 달려들었다. 지하주차장까지 내려가서 지독하게 싸웠다. 그때 누군가 신고를 한 것인지 경찰이 왔다. 3대 1 싸움이고 시비도 저놈들이 먼저 걸었는데,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갔다. 의자로 때렸던 한 놈의 눈 옆이 찢어진 것이다. 그놈이 합의를 안 하겠다고 옥신각신하는 중에 경찰관이 그 개소리를 한 거다.
"왜 남의 나라에 와서 사람을 패!"
남의 나라? 나는 당당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옆에 앉아 있는 깡패 새끼들보다 그 경찰이 더 미웠다. 화가 나서 지갑에 주민등록증을 꺼내 들고 경찰관에게 집어던졌다. "이 씨X! 똑똑히 봐라 내가 어느 나라 사람인지!" 난리를 치니 그때야 다른 형사가 와서 그 경찰에게 인권침해이니 사과하라고 했다. 그렇게 피시방 싸움의 전말은 끝이 났다.
나는 함경북도 무산에서 태어난 김지우(가명, 25세)다. 한국에서는 나보고 다른 나라에서 왔다는데, 북한에서는 내가 반동분자라고 했다. 3살 때 이혼한 어머니는 남으로 가셨고, 큰 외할아버지는 한국 전쟁 참전용사이다 보니 누가 봐도 영락없는 반동분자 가문이었다. 어머니가 탈북자라고 인민 학교(초등학교)도 못 들어갔다. 나중에 외조부님 아들로 호적을 옮기고 나서야 학교에 갈 수 있었다.
한국에서는 나보고 다른 나라에서 왔다고 했고
북한에서는 나에게 반동분자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