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대강당에서 열린 '고 노회찬 국회의원 추도식'에서 상임장례위원장인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추도사를 하고 있다.
권우성
"저에게 노회찬은 정치인으로서 사수나 마찬가지였습니다. 처음으로 저에게 선출직 출마를 권유했고 진보 정치의 매순간 조언을 아끼지 않았으며, 고난도 즐거움도 함께 했습니다. 제가 2년 전 국회의원 당선이 됐을 때 노회찬 원내대표가 전화를 걸어 저에게 했던 첫 마디가 '한 번만 하기 없기입니다'였습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고(故) 노회찬 의원을 향한 절절한 그리움을 토했다. 26일 오후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노 의원의 추도식에서다.
이 대표는 추도사를 통해 "어느 언론에서는 '대통령이 보낸 조화도 있고, 기업인도 있고, 청소부도 있고, 장애인도 있고, 노인도 있고, 어린아이도 있고... 이런 장례식은 처음 보는 것 같다'고 했다. 맞다"라며 "장례식장의 모습은 노 원내대표가 평생 꿈꾸던 세상과 닮아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언제나 일하는 사람과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 우리 사회 약자들의 길벗이었다. 격한 정치 현장에서도 재치와 유머를 잃지 않았고 그러면서도 상대를 존중할 줄 아는 탁월한 정치인이었다"라며 "이런 노회찬을 보고, 많은 분들이 진보 정치의 아이콘이라고 말씀하시지만 노회찬은 홀로 빛나는 별이 되고자 한 적이 없다"라고도 짚었다.
"결국 그는 정의당을 위해 자신을 바쳤다"라면서 황망하고 갑작스러운 비보에 대한 원통함을 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저는 노회찬의 꿈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누구도 노회찬을 대신할 수 없으므로 정의당 모두가 노회찬이 되어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대표는 "노회찬이 그랬던 것처럼 거대 재벌 세력에 맞서는 '기백'을 잃지 않고, 일 하는 사람들과 약자들의 이익을 수호하는 '투혼'이 돼야 한다. 그리고 어떤 순간에도 인간성과 유쾌함을 잃지 않는 '웃음'이 돼야 한다"라며 "이렇게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를 찾아주신 국민들께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또 "노회찬의 뜻을 지지하면서도 노회찬을 찍을 수 없게 만드는 낡은 정치제도를 바꾸지 않는다면, 우리는 '노회찬 없는 국회'를 계속 견디어만 한다"라면서 정치 제도 개혁 역시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