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카톡 프로필을 이용하는 모든 이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 즉, 연결감이 아닌가 싶다
카카오톡
또 다른 이들은 카톡 프로필에 자신의 감정상태를 알린다. '오늘은 슬픔' '기쁨' '짜증만땅' '화남' 등 자신의 감정을 프로필에 올리는 사람들 또한 많다. 우연히 카톡친구 리스트를 살피다 이런 문구를 올려놓은 지인을 만나면 슬쩍 안부를 묻게 되는 경우가 많다. 왠지 내 마음을 알아달라고, 위로해주거나 함께 기뻐해달라는 의미로 들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신의 기분을 카톡 프로필에 올리는 사람들의 경우 어린이 자아가 보다 강할 것으로 여겨진다. 어린이 자아는 자유롭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천진한 면을 가진 '자유로운 어린이 자아'와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고 부모 혹은 타인에게 순종하는 '순응적 어린이 자아'로 나뉜다.
자유로운 어린이 자아가 강한 사람들의 경우,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금세 기분전환을 한다. 이런 유형은 카톡 프로필에 올린 자신의 감정에 다른 이들이 반응하지 않더라도 크게 괘념치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순응적 어린이 자아를 가진 사람은 평소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실제 감정을 억누르고 지내는 이들이 카톡프로필에 감정을 표시할 경우,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을 간접적으로 알리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지인들이 상태 메시지를 보고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란다.
이런 마음을 몰라줬을 경우, 서운해하거나 감정표현을 더 힘들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친한 지인의 카톡 프로필에 기분이 표현되었다면 한 번쯤 안부를 물어주는 센스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한국인이라면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카카오톡. 이제 카톡 프로필은 이름을 표시하는 기능을 넘어서 자신을 표현하고 숨겨진 욕구를 드러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누구나 프로필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상대편에 내 전화번호만 입력되면 자동으로 카톡 프로필이 노출되는 것을 불편해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카톡 프로필을 통해 무언가를 표현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카톡 프로필을 통해 스스로의 성장을 견인하고 싶은 사람들(부모 자아)은 응원과 격려, 위로를 기대하며, 현재 자신의 상태를 알리는 이들은(어른 자아) 현실적인 지지를 원한다. 또,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이들은(어린이 자아) 정서적인 공감을 갈구한다.
결국 카톡 프로필을 이용하는 모든 이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 즉, 연결감이 아닌가 싶다. 피상적인 관계에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노출되는 카톡 프로필을 통해 연결감을 추구한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진정한 친밀감을 갈망하고 있다는 의미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리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카톡 프로필을 통해서라도 서로가 좀 더 연결되고, 가치를 공유하며 지지와 공감을 주고받는다면 세상에 온기를 조금이라도 더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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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상담심리사. 심리학, 여성주의, 비거니즘의 시선으로 일상과 문화를 바라봅니다. 모든 생명을 가진 존재들이 '있는 그대로 존중받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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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프로필의 심리학, 당신도 혹시 '어린이 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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