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프로필 사진(프사)을 보면 나이별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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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의 프로필 사진(프사)을 보면 나이별 특징이 있다. 10대들은 손 V를 얼굴 부위 어디쯤에 대고 입을 오리 주둥이처럼 쭈욱 내밀고 있다. 귀엽다. 20대는 예쁜 카페에 앉아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앞에 두고 무심한 듯 핸드폰을 보고 있다. 알고 보면 설정 샷. 30대는 주로 아기사진이다. 사랑스럽게 아이를 바라보거나 가족사진(역시 설정).
40대부터는 두 부류로 나뉜다. 여전히 외모에 자신이 있는 사람은 자기 사진, 세월을 온 몸으로 맞은 사람은 이때부터 프사가 꽃으로 간다. 50대 이후는 주로 자연이다. 자신의 변화한 모습을 도저히 남들에게 보여줄 수 없음이다. 이 언저리에 있는 나도 요즘 친구들과 단체 사진을 찍으면 무섭다. 얼굴 반은 가리는 커다란 선글라스를 집단을 쓰고 있어 곤충(잠자리) 같다.
남자는 보다 간단하다. 30대까지 두 부류다. 여자 친구 있는 사람은 여친 사진, 없는 사람은 예쁜 여자 사진. 얼마 전 50대 남자의 프사에 장쯔이가 있는 걸 봤다. 그의 로망인가보다. 다행이다. 아이유였다면 노망이었을 테니.
카사노바들은 여친이 있어도 절대 올리지 않는다. 다다익선이 선인 부류다. 이런 사람 조심. 50대 이상 남자는 대부분 프사가 없거나 대자연이다. 그 위에 최근에 감명 받은 글귀가 있다. 남녀불문 기독교인은 하나님의 말씀이, 개나 고양이와 함께 사는 사람은 애완동물이 그들의 프사를 대신한다.
사진 좀 찍는 여자의 '프사' 노하우
나는 사진 좀 찍는 여자다. 주변 친구들의 프로필 사진은 다 내 손끝에서 나온다. 몇 년 전, 사진 수업에 참가한 나는 교수님으로부터 '잘 찍는 것 보다 어떻게 포토샵을 하느냐'가 관건이란 말을 들었다. 사진 같은 그림, 그림 같은 사진과 같이 장르 파괴가 이뤄진 지 오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요새 대충 가로 세로 줄만 맞춰서 찍은 다음 포토샵에 예술혼을 불태운다. 성형외과 의사가 수술을 집도하는 마음으로 티 안 나게 정교함이 관건이다.
얼마 전 친구가 모임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는데 그 사진을 프사로 쓰고 싶다며 보정을 해달라고 사진을 보내왔다. 50대 여자들이 카페에 앉아 있었다. 관리들을 잘 했는지 미모가 상당하다. 문제는 눈가 주름과 피부 늘어짐. 나름대로 열심히 펴고 지우고 락스물에 담갔다 뺀 것처럼 하얗게 표백해서 보냈다.
원판보다는 훨씬 좋으나 눈가 주름이 아직 남았단다. 참 양심도 없다. 50대를 40대 초반처럼 보이게 하면 됐지 20대로 만들어 달라니. 그들의 딸들처럼 보이게 보정을 해서 다시 보냈더니 좋다고 난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