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장 벽엔 '금강산'오는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장이 공개됐다. 회담장 배경에는 금강산의 높고 푸른 기상을 담고 있는 신장식 작가의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 작품이 걸려있다. 청와대측은 이 작품 선정 이유에 대해 "2008년 이후 다시 가지 못하는 금강산은 우리민족 누구나 다시 가고 싶어하는 명산이다. 남북의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금강산을 회담장 안으로 들여 이번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소망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직접 그린 그림이 정상회담장 배경에 걸리게 됐다. 처음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아이 뭐, 굉장히 감격스러웠다. 영광이다. 그림을 25년 그려왔는데 북한에 있는 금강산은 아름다운 백두대간의 꽃과 같은 아름다운 곳이고, 조선시대부터 한국 미술사에 굉장히 중요한 테마다.
그런데 분단 이후에 아무도 금강산에 못 가니 안 그렸다. 1992년부터 1년 간 금강산을 연구해서 자료 수집하고 1993년에 금강산 개인전을 열었다. 그때 화제가 됐었다. '가보지도 않고 어떻게 그렸나' 하는데, 금강산을 못 가봤다고 못 그리냐. 관념적으로 그릴 수 있다. 일제시대 관광 사진첩, 조선시대 겸재의 민화도 있고, 창경궁에 가면 김규진 선생이 그린 금강산 대형 그림도 두 점이 있다. 이런 자료를 다 종합해서 금강산을 그렸다.
전시회 5년 후에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소 1001마리를 몰고 올라가 금강산 관광이 시작됐다. 그때 첫 번째 배를 타고 금강산에 갔다. 그리고 10년 간 행복하게 스케치 하고 계절 바꿔가면서 10여 번 방문했다. 그 후 금강산 전시를 20여 번 했다. 참 많이 그렸다. 그중에 2001년 개인전 때 그렸던 걸 어떻게 찾아내서 걸어주시니. 굉장히 영광이다."
- 회담장 배경, 생중계 됐다. 그 장면을 보는 감회가 남다를 거 같다. "아주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꽃같은 우리 아름다운 국토 앞에서 양 정상이 희망과 평화가 있는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림이 담고 있는 평화와 희망의 기운이 두 분에게 잘 전달되기를 바란다. 이를 지켜보는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도 우리 민족의 에너지를 보여주는 역할을 하게 돼서 무척 영광스럽다."
-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 작품을 소개해달라. "직접 금강산에서 보고 그린 작품이다. 옥류동 계곡으로 올라가면 위쪽에 구룡폭포가 있다. 아주 장쾌한 폭포인데 8개의 소(연못)가 있다. 그래서 상팔담이다. 선녀가 내려와서 목욕하는 곳이라는 등 여러 이야기가 있다.
상팔담을 보려면 구룡폭포 오른쪽 구룡대에 올라가야 하는데, 파노라마처럼 전체 금강산 봉우리를 바로 볼 수 있다. 그 장면은 카메라에 다 들어가지도 않는다. 수십장 찍어서 연결해야 이미지가 나온다. 전체 금강산 봉우리는 천화대라고 한다. 하늘에 핀 꽃이라는 뜻이다. 그걸 보고는 감동적인 대작으로 그릴 수밖에 없었다.
아름다운 기상, 그 꽃과 같은 아름다움과 하늘로 치솟는 기상은 우리 민족이 갖고 있는 희망적 정서와 너무나 맞는다고 생각했다. 2001년에 개인전하고 그때부터 2018년까지 작업실 창고 먼지 속에 있었던 작품이다. 그걸 어느 분이 발굴했는지, 허허."
- 직접 본 금강산은 사진으로 본 것과 어떻게 달랐나. "자연 그대로의 기운이 생동하는 걸 느꼈다. 우리의 산이다. 북한산도 아름답고, 설악산도 아름답지만 정말 때 묻지 않은 아름다움이 있다. 생동감과 희망, 생명력, 이런 단어로 그 순간을 설명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