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JTBC <뉴스룸>의 이명박 전 대통령 '기무부대 테니스' 보도.
JTBC
"여러분, 이게 다 거짓말"이었으면 좋겠지만, 사실이었다. 짐작하다시피, '그 분'은 바로 'MB'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이러한 '이명박 황제 테니스'의 진상이 27일 JTBC 보도를 통해 재확인 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기무사 예하 부대의 실내 테니스장을 퇴임 후에도 수시로 이용해왔다는 JTBC 보도가 나간 뒤 적절한 일이냐를 놓고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이 전 대통령이 얼마나 자주 기무부대 테니스장에 갔는지, 출입 기록을 확인해봤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현충일에도, 또 후임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다음 날에도 기무부대에서 테니스를 즐긴 걸로 나타났습니다." (손석희 앵커)MB, 박근혜씨가 얼마나 우스웠으면 도대체 박근혜씨가 얼마나 우스웠을까. 얼마나 우스웠길래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다음날에도 유유자적 테니스를 즐겼을까. JTBC <뉴스룸>의 보도를 종합해 유추한다면,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자신을 찍었을 가능성이 다분한 보수층이 생존 도모를 위해 "박근혜를 살려달라"고 외쳐대던 그 때, MB께서는 운동복을 차려 입고, 라켓을 쥐고, 지인들과 테니스를 즐겼다는 얘기가 된다. 현충일 따윈 그저 공휴일이었을 공산이 크다.
대체로, 민간인들과 함께 이용했다면 위법 소지가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MB가 기무부대 테니스장을 이용한 것이 올해 집중돼 있었다는 사실이다. JTBC에 따르면, MB는 이 테니스장을 총 22회 이용했고, 주로 토요일에 이용했으며, 무엇보다 올해에만 21회를 찾았다고 한다.
2017년이 어떤 해인가. 작년 말,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이후에도 한동안 광장의 촛불은 사그라지지 않았었다. '박근혜 구속' 이후 조기대선의 열기가 뜨거웠고,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엔 보수진영의 몰락이 우려되고 있는 시기, 그런 기념비적인 한 해 아닌가. 그런 한 해 동안 21회나 기무부대 테니스장을 찾았다니, 전직 대통령으로서 대한민국의 운명 따위 나 몰라라 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겠는가.
"군 관계자들은 기무사 수뇌부의 도움이 있었을 것으로 봅니다. 이와 관련해 거론되는 대표적인 인물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임명된 배득식 전 기무사령관입니다. 배 전 사령관은 민간인 사찰 의혹과 기무사 간부들의 비리 은폐 논란 등 때문에 사퇴 요구를 받았습니다.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끝까지 교체하지 않았고, 배 전 사령관은 박근혜 정부 출범후에도 한동안 자리를 지켰습니다. 이 전 대통령의 요구를 받고 배 전 사령관이 후임자들에게 테니스장 이용을 당부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뉴스룸> 보도 중에서)어쩌면, 그 '황제 테니스'가 여전히 이명박 전 대통령에겐 일상이었을지 모른다. MB 정부 시절 군 사이버사와 기부사가 '댓글 공작'을 벌인 정황을 유추해 볼 때, 그러니까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군을 쥐고 흔든 이력을 돌이켜 볼 때, MB가 퇴임 후에도 기무부대 테니스장을 제 집 드나들 듯 이용하는 일은 식은 죽 먹기 아니었겠는가.
이 모든 것의 정점, 이명박 전 대통령전임 대통령의 힘으로 그 정도는 가능한 것 아니겠냐는 반문도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총 22회면 말이 달라진다. 게다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동안 망가져버린 국가를 '비정상의 정상화'시키겠다고 국민들이 촛불을 들고 나섰던 시기, 전직 대통령이 위법을 저지르며 테니스나 즐겼다는 사실은 "역시나 이명박"이란 생각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그리고, 'MB 블랙리스트'를 비롯해 최근 하나 둘 드러나고 있는 MB 정부의 '공작 정치'의 큰 그림 역시 "역시나 이명박"으로 귀결되는 중이다. 이른바 국정원의 '박원순 제압문건'의 피해자이자 당사자인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 중 대표 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