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거울로 삼아 배웠다고 밝히는 심상정 님 책
웅진지식하우스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아래서 소수 야당이므로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알리바이'에 안주한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32쪽)민주노동당은 아주 뚜렷한 민생 정당, 미래 정당으로 다가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2007년 대선에서 그와 같은 면모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어요. (34쪽)노동자 출신의 대통령이 나와야만 노동자들의 삶이 바뀌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노동자가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나라와 그렇지 않은 나라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39쪽)쓴맛을 두 차례 보았다면, 이제 우리는 어떤 사람을 나라살림 맡을 일꾼으로 뽑을 적에 '슬기로울'까요? 우리는 여러 대통령 후보를 '얼마나 속속들이 잘 알려'고 할까요? 이들이 내놓는 정책이나 공약을 얼마나 샅샅이 살피고 꼼꼼히 따지는가요?
이제 더 쓴맛을 보지 않을 수 있어야지 싶어요. 이제 더 괴롭지 말아야지 싶어요. 이제 우리는 촛불을 들지 말고, 호미를 들어 텃밭을 가꾸는 즐거움을 누려야지 싶어요. 심부름꾼이 되고 머슴이 될 대통령을 뽑고는 우리 보금자리하고 우리 마을을 살리는 길에 온힘을 쏟을 수 있어야지 싶어요. 대통령 후보를 제대로 살피지 못한 채 다시금 쓴맛을 안 볼 만큼 두 눈을 밝혀야지 싶어요. 촛불혁명에 뒤이어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는 신명이 나는 잔치마당이 되도록 해야지 싶어요.
이를테면 이런 말을 해 볼 수 있습니다. '농민이나 노동자가 얼마든지 대통령이 될 수 있는 나라'가 된다면, 이 나라는 무척 발돋움하리라 생각해요. 대학교를 안 나온 사람도 얼마든지 전문직으로 일할 수 있고, 중·고등학교를 안 다닌 사람도 얼마든지 즐겁게 삶을 가꿀 수 있을 적에, 비로소 이 나라가 아름답다는 말을 할 만하지 싶어요.
언젠가부터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전문가들이 만들어 준 정책으로 자신을 감쌀 뿐입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이라면, 정책 전문가의 페이퍼에 의존하기보다는 자신의 국정 운영 철학, 즉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생각이 분명하게 서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43쪽)실패를 한번 해 보면, 그 순간 자기 주변의 모든 것들이 싹 정리되는 느낌이 듭니다. 실패를 하게 되면, 그 순간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분명해져요. 그런 것을 경험해 봐야 합니다. (50쪽)자기가 직접 세운 목표이고, 자신이 결정한 일이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됩니다. 그런데 자기가 결정한 게 아니고, 부모가, 사회가 결정해 준 일인데 거기서 낙방하면 그건 실패도 안 되는 겁니다. (72쪽)미국이 한국에 몰래 들인 '사드' 미사일이 있습니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는 한국더러 1조 원에 이르는 돈을 내라고 밝힙니다. 대단한 일이지요. 트럼프라는 사람은 미국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전쟁무기 값'이 얼마인가를 한국사람 모두 똑똑히 알 수 있도록 밝혔어요. 엄청난 일입니다.
우리는 '패트리어트 미사일 값'이 얼마인지 제대로 모르는 채 이 미사일을 진작에 받아들였어요. 게다가 페트리어트 미사일 값은 누가 냈을까요? 유지관리비는 누가 낼까요? 이러한 대목을 우리는 얼마나 알 수 있을까요? 주한미군은 '주한미군 유지비'가 얼마나 들며, 이 돈은 누가 낼까요?
서울 용산 미군기지가 있는 땅은 주한미군이 엄청나게 더럽혀 놓아서 큰 골칫거리라 하지요. 미군부대 둘레는 온갖 화학물질로 '땅을 쓸 수 없을 만큼' 망가졌다고 해요. 이 대목도 우리는 잘 모르고 그냥 삽니다. 우리 살림살이가 너무 빡빡하고 힘들다고 하면서 다들 이런 일은 그냥 넘어가요. 이러면서 두 여중생이 미군 장갑차에 깔려죽는, 그야말로 아프디아픈 일까지 터졌어요.
이런 판에 트럼프라는 미국 대통령은 우리더러 미사일 값 이야기를 아주 대놓고 밝혔어요. 생각해 보셔요. 오바마나 클린턴은 한국에 미국 전쟁무기 값이 얼마인지 얘기해 주지 않았어요. 몰래 들여놓고 몰래 값을 챙겼겠지요.
이 대목을 우리 스스로 배울 수 있으면 좋겠어요. '사드를 비롯한 주한미군과 전쟁무기하고 얽힌 속내와 참모습과 나라살림'을 제대로 깨달아야지 싶어요. '안보'라는 이름으로 우리는 지나치도록 끔찍하게 어마어마한 돈을 '미국에 퍼주기'를 했다는 대목을 뉘우치고 배워야지 싶어요. 이러면서 '전시작적권'조차 한국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