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8월 11일 낮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의 새 지도부 초청 오찬에 앞서 기념촬영을 한 뒤 자리를 안내하는 손짓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현 대표, 박근혜 대통령, 정진석 원내대표.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표는 야당 대표시절 정부 여당을 상대로 정치개혁, 당 혁신, 개헌, 외교, 안보, 통일, 경제, 교육, 과학기술, 복지, 노동, 지역균형발전, 소외그룹 정책 등 국정전반에 대해 대안을 제시해왔음이 이 자료집에 고스란히 나타나 있다."벌써 10년이 다 되어 가네요. 2008년 7월, 당시에도 '박근혜의 입'이라 불렸던 이정현 대표님께서 한나라당 의원 시절 당시 박근혜 전 대표의 4년간의 발언들을 묶은 <박근혜 어록>을 출간하셨던 때 말입니다. 그때 이 대표님은 '박근혜의 말'에 대해 "항상 일관성이 있다"며 "또 명쾌하고 분명하다. 정제된 단어지만 힘이 있어 보인다"는 총평을 내렸었습니다. 그러면서 위 발언과 같이 국정전반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며 칭송을 아끼지 않으셨죠.
집권 이후 번역기까지 필요했던 박 대통령의 '총기'는 바뀌었을지언정, 이 대표님은 바뀌지 않았다고 믿고 싶습니다. 인간 박근혜에 대한 지극한 충심과 사랑 말이지요. 이 대표님이야말로 정치인 박근혜의 복심으로 활약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지금까지 10년 넘게 박근혜에 대한 '변치 않는 사랑'을 전 국민에게 자랑한 남자로 등극하시게 됐습니다. 뒤늦게나마 축하드립니다.
정치 입문도 그 '사랑'의 힘이었나 싶더군요.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언론특보를 맡았고, 이후 치러진 2008년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22번으로 국회에 입성하셨더군요. 요컨대, 국민의 선택이 아니라 '박근혜의 선택'을 받고 국회의원 배지를 단 셈이지요. 이후 19대 총선에서 광주 서구 을에 출마했다 낙선 한 뒤, 박근혜 정권에서 도드라지게 활약한 후 전남 순천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된 것만 봐도 이 대표님의 정치인생이 얼마나 정치인 박근혜에게 기대왔었는지를 단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오로지 당신의 이름값과 힘으로 배지를 단 적이 없는 국회의원'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듯 싶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해 KBS 김시곤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VIP 의중"을 전달하기도 하셨죠.
그 외에도 '진박'으로서 대통령 박근혜를 위해 물불 안 가리고 동분서주하셨다는 걸 이제 온 국민이 잘 알고 있답니다. 그래서 이제는 탄핵정국 동안 빛나는 '이정현 어록'으로 탄핵안 가결에 일조하신 것에 대해 감사를 드리고자 합니다. 사상 유례 없었던 여당 대표 단식은 물론이고요. 예컨대, 국민들이 공분하고 쓴웃음을 지었던 이런 발언들에 대해서요.
"(대통령 연설문 유출 관련해)"나도 친구 얘기 참고해서 연설문을 쓴다.""(비박 대선주자에 대해)지지율 10%도 안 되는 사람들이...""나보고 예수를 팔아먹은 유다, 예수 부인한 베드로가 되란 말이냐."(미르·K스포츠 재단 모금 의혹에 대해) "세월호 때도 거의 900억 원을 금방 모금했다고 한다.""(탄핵안 가결 하루 전) 지금이라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을 중지시켜야 한다." 박근혜를 배신할 것인가, 촛불민심을 배신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