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함께 집회에 참여한 아이들.
주현웅
[오후 5시] "나중에 세상 바꾸라"는 어머님 말씀... "죄송해요. 지금 바꿉니다" 오후 5시부터 전주오거리 광장에서 개최된 이날 집회는 각종 공연 및 시민들의 자유연설로 포문을 열었다. 또한 백남기 농민 영결식이 있었던 점을 양지, 이를 기리는 묵념도 진행됐다.
위 행사들을 마치고 단상에 올라선 고양곤씨는 가수 정수라가 불렀던 <아 대한민국>을 개사해 판소리 노래를 불러 시민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어 자유연설을 위해 단상 위에 오른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우승민(20)씨는 "세상을 바꾸고 싶으면 나중에 공부부터 열~심히 하라"는 어머님 말씀에 죄송한 심정이 든다면서 "바로 지금이야 말로 행동을 통해 세상 바꿔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 같은 모습들을 지켜보는 시민들의 표정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현실을 풍자하는 판소리에 유쾌한 표정으로 웃다가도, 또 우렁차게 들려오는 연설 소리에 속이 뻥 뚫린 듯 환호하다가도, 이내 분노감을 감추지 못 했다.
온 가족과 함께 집회에 참여한 이종찬(38)씨는 첫째 아들의 손에 이끌려 나오게 됐다고 했다. 아들 이종현(12)씨는 "학교에서 배우기로, 우리가 뽑은 대통령은 '우리를 위해' 열심히 일을 해야 한다"라면서 "그런데 대통령이 우리를 위해 일하지 않고, 다른 사람한테 대신 일을 하게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부부와 함께 집회에 참여한 박슬기(34)씨는 "비단 최순실 사건만 가지고 화가 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씨는 "국민은 지난 4년 내내 분노해 왔다"라며 "이 같은 초유의 사태에는 대통령과 최순실뿐만 아니라 새누리당도 함께 책임이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새누리당은 박근혜 한 명으로만 꼬리 자르기를 할 것이 아니라, 이참에 해체를 하는 것이 옳다"라고도 전했다.